레전드매거진 [투비레전드] 밴드 판(band Pan) | 레전드매거진

밴드 판(band Pan)

픽션과 에세이로 만든 동화적 판타지

밴드 판(band Pan)

래전드매거진 인터뷰 '밴드 판'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노라고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노래도 있고, “일단 들어보면 무슨 이야기인지 알게 될 거야”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거는 듯한 노래도 있다. 판의 음악은 후자에 해당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악 속단편들을 따라 마침내 당도한 곳에서 만난 그들의 낯선 세계는, 시계 토끼를 쫓아간 앨리스가 만난 이상한 나라만큼이나 수상하고 아름다운 것이었다.

반갑습니다. 먼저 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했으며, 어떤 음악을 하는 팀인가요?

현진 : 2014년부터 판이라는 이름으로 밴드를 하고 있어요. 판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자연과 목축의 신이며 전부, 모든 것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신화 속 판은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하고 조용하고 목가적인 모습으로 지내기도 하는 등 양면성을 지닌 존재인데요, 저희도 장난스러움부터 고요함까지 폭넓은 정서와 다양한 소재를 음악에 담아내고 싶어서 이런 이름을 짓게 됐어요.
수현 : 보통 그리스 신화에서 음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음악의 신 오르페우스가 생각나잖아요. 그런데 만약 저희 이름이 오르페우스라면 음악을 정말 잘해야 할 것 같아서 좀 부담스럽거든요. 반면 양치기 피리를 불며 숲과 골짜기를 누비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판이라면 스토리텔링적인 면이 강한 음악을 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는 저희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각자 본인의 팀 내 포지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은성 : 먼저 저는 밴드 판의 큰 형님입니다. 베이스와 기타를 담당하고 있고요, 음향과 운전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 밴드 판의 노조 위원장도 맡고 있죠. 밥을 달라!
수현 : 저는 밴드 판에서 퍼커션을 맡고 있습니다. 역시 운전하고 있고요, 짐 나르기도 하고, 음… 마임도 합니다. 주로 *신비로운 실을 뽑습니다.
*밴드 판의 동화콘서트 중 재단사 역할로 잠깐 등장하며 선보이는 마임을 이야기하는 것
은성 : 아, 저도 무대에서 연기해요. 주로 할머니 역할이에요.
현진 : 저는 보컬과 건반을 맡고 있고, 작사, 작곡을 합니다. 음악적인 것 외에는 공연 프로그램 기획과 홍보, 그리고 정산과 세무도 하고 있습니다.

래전드매거진 인터뷰 '밴드 판'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대상 관객인 공연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현진 : 저희가 2018년도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을 받는 신나는 예술여행이라는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동화를 주제로 공연을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어른동화 콘서트’라는 제목으로 어른의 시각에서 바라본 동화를 음악으로 표현해 공연했었는데, 타이틀에 동화가 들어가서 그런지 공연장에 아이들이 많이 오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편곡하다 보니 점점 어린이 공연, 가족공연으로 발전했어요. 그러면서 초등학교, 공공도서관을 통해 동화 공연에 대한 문의가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게 됐고요.
수현 : 시장의 수요에 반응한 면도 있어요. 관객 없는 공연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아요.
현진 : 아, 저희가 오 년 전에는 관객 없는 공연도 몇 번 해봤어요. 요즘은 행복하죠. 공연을 하면 저희도 객석으로부터 에너지를 받게 되는데, 아이들로부터 받는 에너지는 정말 싱그러운 데다 넓고큰 에너지라는 느낌이거든요. 아이들은 무대에 몰입을 잘하고, 반응도 즉각적이에요. 공연을 끝내고 정리하고 있을 때 부끄러워하며 다가오거나 헤어지는 걸 아쉬워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찡해지곤 해요.

인문학 콘서트에 자주 참여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은성 : 신운선 작가님과 부일여중에서 했던 북콘서트가 기억에 남아요. 분위기가 정말 포근했어요.
현진 : 저도요. 공연을 기획하고 곡을 만들면서도 줄곧 작가님과 코드가 맞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그런 부분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 한 번은 진중권 작가님이 인상주의를 주제로 서양미술사 강연을 하셨는데 거기서 저희가 오프닝 공연을 했어요. 환경이 갖춰진 무대가 아니어서 직접 음향을 세팅했고, 공연을 마치고 나면 악기와 음향기기를 직접 철수해 얼른 무대를 비워준 다음 바깥 통로에서 주섬주섬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상주의의 시작이 어찌 보면 참 인디밴드 같잖아요. 보수적이었던 미술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시스템 밖에서 교류하며 발전해 나갔던 모습.

밴드 판의 음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 말해주세요. 곡은 주로 누가 쓰는지, 편곡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진 : 곡은 대체로 제가 쓰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겨서 혹은 어떤 분위기를 담아내고 싶어서 곡을 쓰기도 하고, 음악감독으로서 공연에 필요하겠다 싶은 곡을 만들기도 합니다. 분류를 하자면 내부로부터 시작되는 작업과 외부로부터 시작되는 작업이 있는 건데, 어떤 작업이건 적성에 잘 맞아요. 편곡은 제가 음악을 어느 정도 구상해가면 멤버들과 함께 여러 번 연주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점차 완성해가곤 합니다.
은성 : 현진 씨가 곡을 만들어오면 코드 어레인지는 제가 조금 다르게 제안하기도 하고요. 저도 가끔 곡을 쓰는데, 그 곡들은 제가 바라는 혹은 바라 왔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현진 : 그래서 형님이 쓴 곡은 대체로 에세이 느낌이 나요.

래전드매거진 인터뷰 '밴드 판'

작년 8월까지 연재했던 네이버 도전만화 에피소드 ‘밴드 판 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현진 : 밴드 활동 중 일어난 여러 에피소드를 담아낸 웹툰이에요. 활동을 하면서 재미있는 일들이 참 많았는데, 시간이 지나도 그 순간들을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리기 시작했어요. 뒤에 열 편정도는 시즌 2로, 2018년에 신나는 예술여행 공연을 다니며 일어난 일들을 그렸던 분량이에요.
2016년부터 1년 동안 주 1회씩 착실하게 연재를 했었는데 2018년 이후로 공연이 많아지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한동안 웹툰에 조금 소홀했었네요.

* 인스타그램 : www.instagram.com/zzzhhj86
* 밴드 판 음악 듣기 밴드 판(band Pan) 공식홈페이지 | www.bandp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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