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거진 프리스타일 축구 세계 챔피언, 김태희 – 레전드매거진

프리스타일 축구 세계 챔피언, 김태희

프리스타일 축구 세계 챔피언

김태희

공연 하루 전날이다. 내일 공연은 인천에서 열리는 경기 새 시즌 개막식을 응원하는 오프닝 무대. 기본 동작부터 직접 가르쳐온 제자와 함께 실수 없는 멋진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밤늦게까지 연습에 임한다. 다음 날 아침, 차로 20분 거리의 경기장으로 향했다. 유연성을 필요로 하는 동작들이 많은 만큼 대기실에서는 스트레칭과 준비운동에 여념이 없다. 준비를 마친 뒤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그라운드로 발을 내딛는다. 사회자의 소개와 함께 음악이 시작되고, 둘은 동시에 일어나 경기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과 마주한다. 쇼가 시작되면 그 순간은 오롯이 그의 것이다. 온몸의 근육을 사용해 몸으로 축구공을 퉁기며 그간 연습한 기술들을 하나씩 펼쳐 보일 때마다 관객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절로 나오고, 개막식 오프닝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진다.

“프리스타일 축구,

공과 하나가 되어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

태희 씨 반갑습니다. 먼저 레전드 구독자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프리스타일 축구 프로선수 김태희입니다. 2008년 나이키 호나우지뉴 방한 프리스타일 배틀이 저의 데뷔 대회였고요, 이후로도 쭉 활동해오면서 현재는 국내 및 해외 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인천광역시의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먼저 독자분들이 느끼기에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프리스타일 축구’라는 분야에 입문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보면서 처음으로 축구에 관심이 생겼어요. 당시 제가 초등학생 때였는데, 교내의 축구부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막상 축구부에 들어가서 알게 된 축구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어요. 멋있는 개인기, 화려한 드리블을 머리속에 떠올리다가 막상 엄격한 룰과 원칙대로 움직여야 하는 조직적인 분위기에 맞닥뜨리니 저와 잘 안맞는것 같더라고요. 그 길로 축구부는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만둔 뒤에도 축구에 대한 미련은 계속 남아있어 유튜브로 축구와 관 련된 영상을 다양하게 찾아보며 지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보게 된 프리 스타일 축구의 화려한 기술들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죠. 특히 호나우딩요 선수의 개인기를 보면서 아 이거구나. 아 나도 저렇게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게 계기였던 것 같아요. 당시에 프리스타일 축구라는 장르가 대중들에게 친숙하거나 잘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국내에 이를 전문으로 하는 프로 선수들이 있었어요. 그들을 보며 용기를 얻었죠. 아 나도 저 사람들처럼 열심히 연습해서 대회도 나가고 하다 보면 길이 열리지 않을까? 어렴풋이 생각했어요.

하지만 실은 제가 지금까지도 프리스타일 축구를 전문분야로 하면서 세계 챔피언까지 될 줄은 몰랐어요. 분야 자체에 대한 주변의 염려의 시선도 있었고 주변에 축구를 잘하는 친구들도 워낙 많았거든요. 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하거나 이 일을 앞으로도 계속해야겠다고 확신했던 계기는 특별하게 없어요. ‘이걸 해야겠다’ 이런 게 아니라, 그저 너무 좋아서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오게 된 것에 더 가깝습니다.

팀 축구도 자주 하시나요?

프리스타일 축구가 중심이기는 하지만, 한때는 주말마다 조기 축구 동호회에 나가기도 할 만큼 팀 축구도 즐겨 했어요. 그런데 축구를 하고 나면 다칠 때가 많았죠. 2013년에는 축구를 하다가 크게 다쳐 당시 준비 중이던 프리스타일 축구 대회를 나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때가 한창 국제 대회에 나가고,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시기였는데도 부상으로 못하게 되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혹 부상으로 대회에 지장이 갈까 봐 (팀 축구는) 자제하는 편이에요.
 

훈련은 어떻게 하셨어요? 혹은 가르쳐주신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라거나.

거의 독학 위주로 했어요. 프리스타일 동작들을 유튜브로 보면서 동작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직접 연구해 새로운 개인기를 만들었어요. 선수들의 동작을 몇 십 번이고 몇 백 번이고 보면서 배우고 훈련해 터득한 거죠.

그렇게 홀로 연습해서 출전한 첫 경기가 2008년 대회였죠? 그때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나이키에서 주관했던 프리스타일 배틀대회였어요. 심사위원석에 앉은 호나우딩요선수와 그의 가족들이 저를 바라보던 게 기억이 나요. 당시 한국 선수 네 명 중 제가 가장 어린 나이였어요. 고1이었죠. 첫 출전 대회여서인지 유독 떨리기도 했지만 오직 잘 하고 싶은 마음으로 경기에 집중했어요. 실력적으로 많이 부족했고 성적도 그리 자랑할만한 건 아니었네요(웃음) 하지만 돌아보면 좋은 경험이에요. 그때의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요.

당시에는 그렇게 홀로 기술을 연마하고 대회에 출전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세계 대회 출전 회수가 많아지면서 지금은 세계 각국에 연고가 생겼어요. 현재는 볼빗크루라는 팀에서 활동하고 있고, 요스케라는 친구도 거기서 만났죠. 그 친구로 말할 것 같으면 팀의 리더로서 강인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대회를 적극적으로 주관해 열고 또 세계 대회에 나가서 선수들 및 관계자분들과의 적극적인 친화력을 보여주는 등 배울 점이 많아요. 크루로 활동하면서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힘이 되어주는 끈끈한 유대관계를 갖게 되었어요. 감사할 일이죠.

그 다음 해인 2009년에 한국 축구 프리스타일 대회에 나가셨고, 2011년에는 르꼬끄에서 주관한 아트사커 페스티벌에서 1위를 차지하셨어요. 그 후 태희 씨에게 찾아온 가장 결정적인 기회는 2012년 레드불 스트릿 스타일 국가대표 선발전이었을 것 같아요. 그때 선발전 1위를 하시면서 세계 챔피언으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셨죠?

말씀하신 것처럼 2012년에 나갔던 레드불 스트릿 스타일 대회가 저의 첫 세계대회 출전 경험입니다. 각 나라의 예선전에서 1 등을 한 세계 각국의 우승자들이 이태리 레체에서 모두 한자리에 모였죠. 저희 그룹에는 총 일곱 명의 선수들이 있었는데, 3승 3패로 비록 16강 본선 진출은 실패했지만 살아가면서 가장 깨닫는 바가 많은 경험이 었어요. 아 내가 너무 내 안에만 갖혀 있었구나. 나는 우물 안 개구리였구나. 이런 걸 깨닫게 되었다고 할까요? 거기서는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공 하나로 별말을 하지 않고도 순식간에 친해졌죠. 눈빛 한번, 공 몇 번 오고 갔을 뿐인데도요. 지금도 세계 대회를 나가면 당시 함께 출전했던 세계 챔피언 선수들에게 연락해 만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프리스타일 풋볼을 잘 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추고 무엇을 연습하면 되나요?

우선 몸에 유연성이 있으면 정말 좋아요. 유연함을 필요로 하는 동작들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발이 빠르면 좋고요. 이런 신체적인 컨디션이 어느 정도 갖추어지고 나면, 독특한 발상과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요. 동작을 짤 때 다양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거든요. 이런 부분은 비보잉과도 비슷해요. 그래서 새로운 기술을 만들 때 비보잉 동작들을 다양하게 참고하는 편이에요. 프리스타일이라는 장르 특성상 다양한 종목과의 접목이 자유로운 편인데, 비보잉을 접목시켜서 만드는 ‘비보잉 무브’라는 기술도 있어요. 이 종목에서는 선수들이 비보잉 동작과 함께 축구공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연습과 노력을 필요로 하죠.

프리스타일 축구 선수가 되려면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단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해요. 당연한 이야기이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이야기죠. 예전에는 남의 기술을 따라 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요즘의 흐름을 보면 반드시 자신만의 기술과 플로우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틀에 짜인 정형화된 경기가 아닌, 공과 하나가 되어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이니까요.
 

팔에 새겨진 타투가 정말 인상 깊어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호랑이는 아시다시피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동물이에요. 호랑이가 철장을 부수고 밖을 향해 돌진하죠. 이 모습은 자유를 향한 갈망이라고도 볼 수 있어요. 한국 축구의 상징인 호랑이가 철장을 부수고 자유롭게 미지의 어딘가를 향해 가는 모습은 한국의 프리스타일 축구 선수인 저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한다고 할 수 있어요.

프리스타일 축구를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 걸로 알고 있어요.

다양한 공연에 참여를 하고,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것도 그 일환이고요. 무엇보다도 선수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기본이죠. 국내에서는 대회를 주최하는 한 축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세계대회 출전도 늘 준비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고등학교 2학년인 제자가 한 명 있어요. 그러고 보니 제가 처음으로 프리스타일 축구 대회에 나갔을 때가 고등학교 2학년 때니, 그때의 제 나이와 비슷하네요. 처음에는 이 친구가 입문하던 때여서 기본기 위주로 가르쳐 줬었어요. 지금은 많이 익숙해져서 본인만의 기술을 만들고 익히는 걸 도와주고 있죠. 요즘은 어느 정도 성장한 게 느껴져서 자유롭게 연습하도록 지켜보면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어요.

현재는 어떤 대회를 준비 중이신가요?

8월 중순에 체코에서 열리는 프리스타일 풋볼 대회 ‘슈퍼볼’에 출전해요. 이 매거진이 배포될 때쯤에는 대회를 끝마친 후겠네요. 스탭과 선수들 포함해 400여명 정도가 참여하고, 각국 세계 챔피언 선수들만 300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의 대회입니다. 또 11월에 레드불에서 주최하는 프리스타일 축구 세계대회가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데, 한국 예선을 통과해야 그 대회에 출전할 수 있어요. 한국 예선은 10월 중에 열릴 예정이고요. 올해는 이렇게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어요. 보통 이렇게 세계대회가 열리면 유럽권에서 가장 많은 분들이 오시고, 일본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편이에요.
 

풋볼 이외에 다른 관심사는 어떤 게 있나요?

비보잉 대회 영상을 즐겨봐요. 이것도 하는 일과 관련이 되어 있네요. 간단한 동작은 접목시켜 보기도 해요. 좋아하는 팀이요? 음.. 진조 크루 좋아해요.

인터뷰 전문은 레전드매거진 8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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