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거진 COVID-19 : 지금 우리의 현주소 – 레전드매거진

COVID-19 : 지금 우리의 현주소

01.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현주소
코로나 19로 인해 변화된 문화 예술계 패러다임

지난 1월, 한국에 최초의 코로나 확진자가 발견되었을 때만 해도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로 치부한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악화되며 마스크 대란을 겪었고, 수많은 집단 감염 사태를 목격하였다. 이제 우리는 비대면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는 중이다. 지구촌이 코로나로 인해 홍역을 앓은지도 어느덧 반년,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끝낼 기미를 보이지 않고 현재도 무섭게 확산 중이다.

예술계 역시 이러한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종사자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특성상 수입이 전무한 채로 버티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예술이란 정서적 유대감을 공유할 때 그 가치가 증가하므로, 수입 보다 힘든 건 무관심이라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뮤지컬, 밴드, 작곡가, 기획사, 연주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은 무척이나 외롭고 힘든 시기를 보내는 상황이다. 마찬가지로 뮤지컬의 희로 애락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이 삶의 낙이요, 콘서트장의 거대한 열기에 취해 심장을 두드리는 진동에 몸을 맞기는 게 스트레스 해소인 이들에게도 무척이나 우울한 한 해가 지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대에도 분명 예술은 필요하다. 오히려 존재 가치가 더 빛을 발하리라 본다. 지치고 힘든 상황 속에서 고통을 잊고 내일을 살아갈 한줄기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예술의 존재 가치가 아니던가.

신시컴퍼니, 정소애 기획 본부장

Q_코로나 19로 많은 공연이 취소나 연기를 거듭하는 상황입니다. 장기간 상연하는 뮤지컬의 특성상 2020년 뮤지컬계는 더욱 힘든 상황일 거 같은데, 신시컴퍼니의 상황은 어떠한지 듣고 싶습니다.
A_신시컴퍼니는 연극과 뮤지컬 그리고 지방 순회 등의 공연을 제작하는 공연 제작사로, 올해는 두 편의 연극과 세편의 뮤지컬 그리고 두 편의 지방 순회공연으로 총 일곱 개의 작품이 예정되어 있었 습니다. 하지만 〈아버지와 나와 홍매와〉 와 〈렌트〉는 조기 종연, 〈렛 미인〉과 〈맘 마미아!〉, 〈아이다〉는 공연 자체가 취소 되었으며 올해의 마지막 작품으로 〈고스 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작년엔 기획한 공연을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데 반해, 올해는 단 두 개의 작품을 올렸고 그것도 조기 종연으로 마무리된 상황이지요. 코로나로 인해 예년보다 관객 수가 확연이 감소했기 때문에 20년도 수익 결산시 엄청난 적자가 예상됩니다.
공연은 한시적 시간에만 존재하는 소멸성 상품이고, 제작에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노동집약적 성격을 띠고 있습니 다. 또한 여타의 경제 활동들에 밀접한 영향을 받아 결합 소비가 일어나며 대중이 움직여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저희는 코로나 같은 상황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션 드럼계의 대부, 강수호

Q_코로나가 문화 예술계에 입힌 타격이 어마어마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느껴지는 세션계의 변화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_많은 공연 예술계 종사자들처럼 세션 연주자의 일거리도 상당수 줄어든 상황 이에요. 정확한 통계를 알 순 없지만 음반 녹음 시장은 1/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느껴집니다. 현재 녹음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자체적인 제작력을 갖추고 있거나 거대 기획사들 뿐이라 해도 무방 한데, 그들도 손실을 감수하면서 진행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레코딩에 한정 짓지 않고 세션계 전체를 놓고 본다면 줄어든 파이는 1/50 혹은 그 이상으로 궤멸적인 수준입니다. 여름 축제, 대학 행사, 대형 페스티벌, 각종 지방 행사 등 연주자가 설 수 있는 수많은 무대들이 취소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마지막 희망은 매년 큰 규모로 이뤄지던 연말 콘서트뿐 인데 아시다시피 그조차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죠. 경제 활동이 전무한 상황이다 보니 하루 일당 조금이라도 건 질 생각으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뮤지 션이 많아요. 최근 유행하는 배달 대행 이나 물류 서비스 등 일거리를 찾아 나서고 있죠. 많은 연주자들이 침체된 분위기 속에 웅크려있습니다.

중부대학교 고양캠퍼스 공연예술체육학부 실용음악학전공 교수, 노경환

Q_코로나가 문화 예술계에 입힌 타격이 어마어마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느껴지는 세션계의 변화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_ 코로나 소식을 처음 접하였을 땐 이상황이 오래지 않아 종식될 것으로 예상한 아티스트가 많습니다. 때문에 음반시 장에서도 장기적 계획을 세우기보다 단기적으로 앨범 출시를 잠시 미루는 등의 조치가 전부였습니다. 이는 공연계도 마찬가지였고, 대학들도 비슷하였습니다.
레코딩 세션계 역시 앨범 발매가 지체되며 자연스럽게 일정이 캔슬되거나 딜레이 되는 게 초창기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제작자들이 음반 제작을 보류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원을 발표해도 활동을 할무대가 없기 때문에 클라이언트는 점차 활동을 줄이는 방향으로 노선을 잡았고 제작비를 줄여 소수의 한정된 인원만 섭 외하게 되었습니다. 공연계는 일정이 잡혔다 취소되기를 반복하는 상황이 현재 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금 있으면 끝나겠지…’ 사태가 진정되길 바라며 한 달 한 달 버티던 기간이 어느새 2020년 하반기로 접어들게 되었 습니다. 확산세가 다시 나아지기를 바라며 연말 일정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시국이 언제 어떻게 악화될지 모르는 데다 이로 인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게 공연 시장이다 보니 같은 연주자로서 정말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게다가 수입 없이 지낸 금년보다 내년에 찾아올 여파가 더무섭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전임교수, 김홍기

Q_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원격 강의, 온라인 수업이라는 단어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시대가 되었습니 다. 코로나가 교육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변화된 대학가 풍경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_ 캠퍼스 주인공인 학생들은 보이지 않고 예방 수칙이 적힌 플래카드의 펄럭임만이 적막을 대신하고 있으며, 텅빈 강의실에는 책상과 의자가 흐트러져 있을 뿐입니다. 불 켜진 강의실을 발견 하여 한달음에 달려가 보면 교수님 홀로 다음 강의를 촬영 중이거나, 학생 수십 명의 얼굴이 떠있는 모니터를 바라보며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북적여야 할 대학 상권은 활기를 잃었고, 화상회의 프로그램 ‘ZOOM’은 주가가 7배나 오르는 등 대학가는 ‘비대면’이 불러온 일생일대의 새로운 경험을 체험하는 중입니다.

02.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도시의 현주소

대한민국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부터 시작해 최근 집회 이후 큰 확산세를 보인 8 월까지, 강남, 홍대, 명동, 건대입구 등 주요 상권에서만 1000개 가까운 업체가 폐업하였다.
지난 6개월간 서울에서 폐업한 업체는 3만 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며,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소상공인 점포 수까지 더하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문을 닫은 업체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언제부터 붙어있었는지 다 낡아버린 코로나 관련 안내문.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고충이 크다.
지난 8월, 급격한 확산이 일어나자 정부는 코로나 관련 고위험시설 12군을 선정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홍대놀이터는 만남의 장소였다. 지금은 고위험 시설로 지정돼 출입 자체가 불가하다.
큰 이슈가 있었던 이태원의 골목 풍경
이태원 골목에 붙은 현수막

03. 코로나 시대의 서점
인간재해로 뒤덮인 첨단세계

집회 자제. 모임 자제. 언택트 총회. 비대면 추석 연휴 보내기 캠페인. 모두 지난 한 주간 발행된 온라인 뉴스의 헤드라인이다. 주방에서는 사람 대신 인공지능이 요리하고, 무인기가 성층권을 비행하고, 인류가 최초로 로켓 발사체를 회수하는 데 성공한 첨단시대에 사람의 유일한 생존전략이 다른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뿐이라니. 광활한 우주도 한 뼘만 한 내 목숨 앞에선 아무 것도 아니란 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그동안 다양한 공동체 대면활동을 통해 본인의 존재 가치를 가늠해왔던 사람들 대부분은 혼란스럽다. 뭔가가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그럼 이제 뭘 어떻게 해야 돼? 우리는 이번에도 변화에 적응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 영리하게 살아남는 호모 사피 엔스의 생존공식과 마주했다. 영국의 질병 전문가 제레미 파라르(Jeremy Farrar)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가 앞으로도 전 세계 인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말했다. 즉, 어느 날 우리가 백신을 접종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마스크 없는 보통의 일상을 다시 영위할 수 있게 된다 해도, 코로나가 존재하지 않던 과거로 돌아가 그때의 계획과 다짐을 원안대로 실현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것이다.

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유호식 옮김
문학동네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으로, 최근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는 소설 중 하나다. 코로나 19 시대, 죽음의 공포 앞에서 어떤 신념과 태도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길일까? 페스트의 점령으로 치솟는 생필품의 물가, 위기에 처한 영화산업, 맹목성의 종교적 극단 주의, 거짓뉴스의 창궐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는 폐쇄된 프랑스의 해안 도시 오랑의 모습은 오늘날의 우리사회와 매우 닮아있어 기시감을 유발한다.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정관용 지음
인플루엔셜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살아갈 신인류는 새로운 삶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어디서 찾아야 할까. 그동안 인류는 자연으 로부터 무엇을 탈취해 왔으며,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돌려주고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 코로나 이후 경제성장을 바라 보는 관점은 어떻게 수정되어야 하나. 팬데믹을 자본 지배 강화의 기회로 삼는 자들은 누구인가. 각기 다른 분야의 석학 6 인이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 대해 한국의 사례를 적용해 미래를 예측하며 각자의 답을 찾는다.

오늘부터의 세계
안희경, 제러미 리프킨 지음
메디치미디어

세계 석학 7인과의 대담을 통해 차세대 산업 지형의 변동과 이를 이끌어갈 거대 집단인 국가계획과 사회체제의 변화를 예측 한다. 책에는 코로나는 사회의 모순을 따라 확산되며, 진짜 위기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챕터는 인도의 환경운동가이자 과학자인 반다나 시바(Vandana Shiva)와의 인터뷰였다. 산업화된 음식에 첨가된 재료들을 지속적으로 섭취함으로써 우리 몸이 피해를 입었을 때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더욱 치명적이며, 현재 최고의 혁신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배양육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표하는 등 첨단이라 일컬어지며 각광받는 미래 식량산업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이 담겨있다. 그는 공장식 축사와 대량 가축 사육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는 집약적 생산 구조는 결국 자연을 죽이고 사람들의 삶터를 빼앗는 범죄 경제라고 말한다.
모든 종은 서로 연결되어 상호 존재하기에, 우리의 지향점은 자연을 위해 일하는 경제가 되어야 한다며 생태중심의 새로운 세상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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