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거진 그랑씨엘 레스토랑 – 레전드매거진

그랑씨엘 레스토랑

도산공원 앞 작은 유럽
그랑씨엘 레스토랑

블로그나 SNS에서 맛집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음식점들 중 광고가 아닌 것을 걸러 내기란 꽤 까다로운 일이다. 그럴 듯한 포스팅에 큰 기대를 안고 갔다가 터무니없는 가격에 놀라거나 어딘가 허전한 맛에 실망했던 경험이 꽤 있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과 소셜 네트워킹이 보편화된 세상이라지만, 믿을만한 맛집은 여전히 지인에게 추천받는 걸선호한다. 특히 지인의 오랜 단골 집이라면 길게 물어볼 필요도 없다. 그랑씨엘은 바로 그런 곳이 다. 내 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레스토랑, 파스타를 좋아하는 지인의 단골집, 광고 맛집이 아닌 진짜 맛집.

그랑씨엘(Grandciel) 은 프랑스어로 ‘높은 하늘’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부부가 레스토랑 오픈을 준비하며 인테리어 컨셉을 참고할 겸 유럽에 갔을 때 특히 프랑스 로컬 식당 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 지은 이름이다. 높은 하늘이라는 뜻도 좋았고, 한국어로 발음할때 입에서 착 감기는 포근한 어감도 마음에 들었다.

이 곳은 요리하는 아내 이송희 셰프와 경영과 관리를 책임지는 남편 박근호 대표가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 다. 이들에게 첫 시작은 그랑씨엘보다 한 해 앞선 2004년 칠백만 원 남짓 정도의 예산으로 시작했던 원 테이블 레스토랑이었다. 이듬해 도산공원 인근에 문을 연 화사한 노란색 간판과 널찍한 유럽풍 테라스의 그랑씨엘과 아메리칸 케쥬얼 다이너 앤 바 마이쏭은 현재 지역민들은 물론 타지인들에게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마이쏭의 메인이 쏭 셰프의 다이닝 스타일을 보여주는 데 있다면, 그랑씨엘은 푸짐 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정통 투스카니 스타일의 이탈리아 가정식을 메인으로 한다. 한식 요리 연구가인 어머니의 손맛을 쏙 빼닮은 쏭 셰프가 만든 요리에는 어딘지 정이 느껴진다.

| 이송희 셰프 & 박근호 대표 인터뷰

그랑씨엘에서만 먹을 수 있는 독특한 파스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메뉴인가요?

쏭셰프 : 애주가인 제가 개발한 해장용 요리가 몇 가지 있어요. 저희 가게에는 봉골레 파스타가 두 종류 인데, 그중 페퍼론치노를 넣어 자작한 국물에 시원하고 얼큰하게 끓여낸 건 대표적인 해장 메뉴 죠. 어릴 때 어머니께서 자주 끓여주시던 재첩국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했어요. 이탈리아 가정식에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재료의 특성을 살려 담아내면 어떨까 고민 끝에 이런 메뉴가 나왔어요.
박대표 : 저는 해장용 메뉴 중에서 바질 페스토 크림 해산물 파스타를 가장 좋아해요. 풍미 가득한 크림소 스에 바질이 들어가면 맛이 아주 시원해서 숙취해소에는 그만한 게 없거든요.

음식에 대한 경험과 고민들을 요리에 반영해 메뉴로 정착시키신 것 같습니다.

쏭셰프 : 하반기에 소곱창 파스타를 신 메뉴로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평소 워낙 소곱창을 좋아하 는데, 한 번은 곱을 잘 볶아낸 걸 파스타에 응용해 요리를 했는데 주변 반응이 좋았어요. 수소문 끝에 대구에서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친구의 지인이 하는 곱창 공장에 찾아갔죠. 가보니까 위생상태가 정말 훌륭했고, 주문해서 먹어보니 곱창 맛도 정말 좋아서 그곳에서 곱창을 수급받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그랑씨엘의 모든 메뉴들에는 아이디어부터 재료 수급까지 하나 하나 저희의 시간과 연구가 녹아있어요.

신메뉴 개발 시 최초 시식은 누가 하나요?

쏭셰프 : 남편이요. 한때 가장 일반인의 입맛에 가까웠거든요. 저는 혼자 요리에 깊게 빠져있어서 대중적인 취향을 구분하지 못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남편은 예전에는 연어도 못 먹고 케이퍼도 못 먹는 등 못 먹는 것 투성이어서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요리를 하려면 남편의 입맛에 잘 맞는 요리를 하면 되겠다 생각했는데, 함께 지내며 다양한 음식을 먹다 보니 달라졌는지 이제는 남편도 더 이상 일반인 입맛이라고 하기가 어려워졌어요.
박대표 : 그래서 요즘은 음식 간만 봐줘요.
쏭셰프 : 시식 반응이요? 물어보면 그냥 맛있다고 그래요. 더 물어 봐도 그 말 밖에 안 하더라고요.

셰프님은 음식을 하실 때 어떤 부분이 가장 고민이세요?

쏭셰프 : 계속 간을 보다 보면 입맛이 짜져요. 그래서 아침에 요리하기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아요.
박대표 : 파스타 본고장이라면 조금 짭짤한 간을 하는 게 맞는데, 저희 가게 오시는 고객들 대부분이 한국 인들이며 우리 이웃들이니까 그들의 입맛에 맞게 조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쏭셰프 :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사람들의 입맛도 달라졌어요. 확실히 과거보다는 짜지 않은 음식을 선호 하죠. 똑같은 메뉴라도 15년 전과 지금의 그랑씨엘 레시피는 완전히 달라요. 그동안 여러 가지 수업을 듣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얻은 경험을 음식에 녹여내며 맛을 개선해왔죠. 지금 내는 음식 들은 이탈리아 본 고장 로컬 음식점 여러 곳에서 파스타를 맛보며 우리 가게 메뉴로 만들어 내기 위해 계속 연구하고 고민하며 변화한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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