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인터뷰] 쇼디치홈 | 레전드매거진

쇼디치홈

젊음의 거리 홍대. 많은 이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두른 채 거리를 오가고 있다. 개성을 형상화시킨 듯 온몸을 뒤덮은 이부터, 여섯 줄짜리 개성으로 무장하여 장발을 풀어헤친 채 버스킹을 하거나 합주실로 바쁜 걸음을 옮기는 이들 그리고 필자처럼 몰개성을 개성으로 내세워 ‘홍대 개성량 보존의 법칙’을 준수하기 위해 홀로 분투하는 이들까지.

거리는 다양한 청춘들로 가득 차 있다. ‘사람이 모이면 돈이 된다.’ 증기기관을 발명한 이래로 우리 인류가 역사적으로 증명해온 지극히 간단한 명제이다. 홍대 거리 역시 이 법칙을 피할 수 없었다. 프리마켓이 생겼으며, 언더그라운드 이벤트가 개최되고, 카페, 패션샵, 클럽 등 수많은 상업지구가 형성되었다.

다양한 즐길거리는, 언더그라운드적 감각을 바탕으로 형성된 홍대라는 매력 넘치는 미로 속으로더 많은 젊은이들을 불러 모았다. 그 과정에서 안타깝게도 거리의 터줏대감이던 예술가는 정작 홍대 밖으로 밀려났지만 어쩌겠으랴. 지금의 홍대는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가 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100대 관광지로 선정되었고, 관광객 두 명 중 한 명은 홍대를 방문했을 정도로 많은 수의 외국인이 찾아오고 있다. 그런데 젊음이 피어나는 홍대와 쇼디치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걸까? 런던의 북동쪽에 위치한 쇼디치(Shoreditch)는 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음악과 극장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문화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전쟁의 여진은 거리의 모습을 바꾸어버렸고, 제조업의 쇠퇴로 인해 쇼디치는 빈곤을 나타내는 동의어가 되어버리고 만다.


결국 쇼디치로 터전을 옮긴 이들은 월세에 쫓겨 밀려난 현지인과 저렴한 임대료를 찾아온 아티스트였고, 쇼디치는 예술과 빈곤이 혼재한 조금은 위험한 거리로 변화하였다.

하지만 Ace 호텔이 들어오면서부터 많은 여행자가 찾아오기 시작했고 거리는 점차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갔다. 지금의 쇼디치는 트렌디한 감각의 예술가와 만남을 찾아 나선 여행자, 그리고 현지인들이 한데 엉켜 교감을 나누는 사랑과 낭만, 활력이 가득한 모험의 도시로 완전히 탈바꿈하였다. 서두가 길었다. 오늘 레전드매거진에서 소개할 공간은 바로,

유럽의 감성을 듬뿍 담은 스튜디오, 쇼디치홈이다

우선 1층의 특징은 넓은 정원이 있다는 것이다. 인공 조형물이 아닌 살아있는 나무가 형성하는 그늘은 바람과 태양에 의해 시시각각 그형태를 달리한다. 카페의 테라스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도 있고, 정원 의자에 앉아 자연이 선사하는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카페 포에트는 상시 영업 중이나 사전에 연락하면 대관이 가능하다는 것을 참고하자.

2층 스튜디오는 A / B 룸, 두 개의 구역으로 나뉘고 각각의 룸은 2개 씩, 총 4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B룸부터 살펴보자. 차분한 분위기의 이 방은 예술가를 위한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곳곳에 걸린 액자와 캔버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미술 도구들은 방금까지 예술적 영감이 표출하던 아티스트가 머무른 것 같은 인스피레이션을 선사한 다. 푸른색으로 도배된 벽면은 차분한 느낌을 주며 비단 예술가뿐 아니라 바쁜 도시 생활로 지친 우리에게 잠깐 동안 사색에 잠길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한다.

다른 한 편의 방에선 큰 창틀과 따스한 조명이 우리를 맞이하는데, 이방은 걸스 토크를 콘셉트로 디자인되었다. 커다란 전신 거울 앞에서 자신의 의상을 뽐내고 침대에 걸터앉아 품평회를 나누며 서로의 드레스 코드를 공유하는 등 깊은 속내는 터놓는 여성을 위한 공간이다.

이번엔 A 룸으로 가보자. 남향에 위치한 부엌은 벽면 전체를 가득 채운 커다란 창틀에서 내리쬐는 태양에 의해 시시각각 분위기가 변하는 곳이다. 미니멀한 구성의 주방이기에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부엌을 나무색 가구와 식물들로 장식한 윤 대표의 센스가 돋보이며, 쏟아지는 햇살을 한껏 머금은 초록이 부엌의 싱그러움을 배가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공간을 이어주는 로비가 있다. 노란 첼로와 냉장고 그리고 그랜드 피아노에 시선을 뺏기기 쉽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테이 블을 비롯해 세세한 오브제의 배치도 놓치지 않은 윤 대표의 꼼꼼함을 엿볼 수 있다. 테이블을 바라보는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곳은, 윤 대표의 바람대로 만남의 중심지로서 다양한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다.

정원을 가로질러 구석진 계단을 통해 찾아갈 수 있는 지하의 윤스갤 러리는 로컬 아티스트들을 위해 형성된 곳으로 저렴한 가격에 대여가 가능하다. 안으로 들어가면 제법 넓은 공간이 펼쳐지는데, 전시가 진행 중이라면 상시 오픈되어 있으므로 이곳을 방문한 이라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약속이 딜레이 된 카페 방문자, 촬영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스튜디오 방문자라면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윤 대표는 이곳을 통해 아티스트와 현지인이 한층 더 가까워지길 희망하고 있다.

쇼디치홈은 어떤 목적으로 설계된 공간인가요?

유럽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장소, 해외에 가지 않아도 마치 그 나라의 가정집에 방문한 것 같은 공간이 한국에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여행자와 현지인이 만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고, 근처의 예술가들이 모여 작품 세계를 교류하는 등 지역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하는 커뮤니티로 발전하길 희망하고 있죠.

쇼디치홈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1층의 커피가 맛있습니다. (웃음) 홍대 인근에 다양한 카페가 존재하지만, 저희처럼 넓은 정원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종종 외국인 연주자가 방문하기도 하니 그들과 소통하는 재미도 있고, 자연을 벗 삼아 바쁜 도심 속에서 한적한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스튜디오로서의 장점은 한 공간에 유럽의 감성을 바탕으로 한 아기자 기한 미장센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출부터 노을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서있는 장소와 각도를 달리 하는 것만으로도 확연히 다른 샷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은 10대가량을 주차할 수 있는 넓은 규모의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다 보면 주차공간의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나 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이라면 소품을 비롯한 다양한 장비를 옮기는 것에 애를 먹는 경우를 많이 보았죠. 쇼디치홈을 이용하신다면 대규모의 촬영도 어려움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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