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인터뷰] 사운드 슈퍼바이저, 김병인 | 레전드매거진

사운드 슈퍼바이저, 김병인

오스카를 석권한 영화 ‘기생충’의 숨은 공신
사운드 슈퍼바이저 김병인

올 초 라이브톤(LIVETONE)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으로 미국 MPSE가 개최한 67번째 골든 릴 어워드에서 비영어권 사운드 편집 기술상을 수상했다. 업계 최고의 베테랑으로 평이 난 영화음향 전문 스튜디오 라이브톤이 주목받는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들은 1996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수많은 필모그래피를 축적해왔다.

2000년 ‘박하사탕’ 2005년 ‘왕의 남자’와 ‘신과 함께’ 등 쟁쟁한 영화들을 비롯해 최근에는 넷플릭스 화제작인 드라마 ‘킹덤’등 국내 블록버스터 급 상당수의 영화와 드라마의 최종적인 사운드가 이곳을 거쳐 완성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돌비 애트모스와 입체음향 포맷 아이오소노를 도입하여 그간 다수의 경험으로 입증된 이들의 기술력에 날개를 달아 국산 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부문에서 최상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김병인 실장은 2002년부터 틈날 때마다 인턴으로 일하다가 2010년 정식으로 입사해 올해로 10년째 라이브톤에 재직 중인 사운드 슈퍼바이저다. 그에게 사운드 슈퍼바이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물어보니 장르 구분 없이 영화를 좋아해야 하며, 작은 소리에도 지나치지 않는 예민한 귀와 레코딩 엔지니어링에 대한 전문 지식을 해박하게 갖춘 사람 이라 대답한다. “작품을 의뢰받고 작업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정말 막막하지만, 막상 프로젝트가 무사히 끝나고 극장 에서 영화가 상영되는 걸 볼 때의 기분은 말로 다 못해요. 케이블 영화채널을 통해 작업에 참여한 영화가 방영될 때면 소리를 다시 들어보곤 하는데, 그럴 때 작업 당시의 감정을 생생하게 다시 느낄 수 있는 것도 큰 기쁨 입니다.” 그의 말이다.

반갑습니다. 독자분들께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라이브톤에서 사운드 슈퍼바이저(Sound Supervisior)로 일하고 있는 김병인입니다. 반갑습니다.

먼저 현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말씀해주시겠어요?

처음으로 사운드 엔지니어링을 접한 건 고등학교 때였어요. 취미로 기타를 치다가 우연한 기회로 컴퓨터 음악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시기적으로 음향 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갈 때라 한창 사람들이 컴퓨터 음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저 또한 고가의 장비 없이도 멋진 소리를 만들 수 있는 컴퓨터 음악의 장점에 매료되어 음향 엔지니어링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됩니다. 음악을 평소 즐겨 듣는 편이지만, 영화도 무척 좋아하는 이른바 영화광이에요. 대학교 때 연극영화과에 진학하여 영화의 기초 이론을 배우고 직접 연출과 촬영도 경험했어요.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음악,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일들에 관심을 갖다가 두 가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필름 사운드 엔지 니어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에서 음향을 전공하셨는데, 현업 실무에 어떻게 적용되었나요?

실무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업계의 인맥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연극영 화과 학부생 시절에는 기초적인 지식을 쌓으며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했고, 대학 졸업 후에는 미국 Los Angeles에 위치한 AES로 유학을 가서 영상음향을 전공하며 기술적인 부분을 전문적으로 배웠다면 귀국 후에는 한예종 영상원 영화과에 진학해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현직자들의 강의를 들으며 실무와 관련된 다양한 훈련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교내에 국내 상급 스튜디오 레벨의 기자재가 갖춰져 있는 것도 제게 큰 도움이 됐고요.

언제부터 라이브톤에서 일하셨어요?

직원으로서는 10년 째인데, 회사와의 인연은 그보다 오래전에 시작됐죠. 2002년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인턴으로 일을 하다가 2010년에 정식으로 입사했습니다.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으로 영화음향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현업 종사자로서 변화를 가장 크게 실감하는 건 어떤 부분인가요?

일이 많아졌어요. (웃음) 과거에 비해 후시녹 음량이 많이 늘어났죠. 드론과 같은 특수촬 영, 특수효과 장치의 사용이 많아졌기 때문 이겠죠. 한편으로는 이런 상황이 일반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후시녹음에 대한 연기자들의 부담감도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들도 이제는 익숙해진 거죠.

다이얼로그 슈퍼바이저, 사운드 슈퍼바이저, 슈퍼바이징 사운드 에디터 등 영화음향 실무 에는 다양한 명칭이 존재하는데요. 각각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주세요.

촬영 현장에서 녹음한 배우들의 대사에는 촬영장 주변의 소음과 특수 효과 장비에서 발생 하는 소리가 불가피하게 섞여있다 보니 대사를 또렷하게 녹음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대사 사운드 편집자(Dialog Editor) 가 촬영 현장에서 녹음된 소리를 취합해 잡음을 제거하고 편집을 합니다. 그 후 다이얼로그 슈퍼바이저가 연출 감독과 함께 편집된 동시녹음 사운드를 리뷰하며 후시녹음할 부분을 선별합니다. 배우들이 직접 녹음실을 방문해 후시녹음을 할 때 다이얼로그 슈퍼바이저는 연출자와 배우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을 하고 사운드 연출을 위한 제안도 합니다. 즉,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 사운드에 대한 총책임자 라고 할 수 있죠.
영화 속 모든 소리의 컨셉을 연출 감독과 상의하고, 작업하는 에디터들과 그 결과를 공유 하며 관리하는 직책을 일컬어 슈퍼바이징 사운드 에디터라고 합니다. 영화 사운드를 완성하기 위한 좋은 소리의 재료들을 책임지는 중요한 직책이죠. 리-레코딩 믹서(Re-Recording Mixer)는 위에서 언급한 사운드의 다섯 가지 요소들을 영화제작자의 연출 의도에 맞게끔 적절히 조율하여 최종 배포될 미디어에 맞는 포맷으로 만드는 직책입니다. 사운드 슈퍼바이저는 프로젝트의 최고 책임자를 말하는데요, 제작자와 연출 감독이 요구 하는 일정을 관리하고 계약과 관련된 책임을 지면서 슈퍼바이징 사운드 에디터와 리-레 코딩 믹서를 포함한 모든 작업자들을 관리하는 일을 하죠.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작품은?

학창 시절에 언젠가 봉준호 감독님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는 작은 꿈이 있었습니다. 그 꿈을 이룬 작품이 ‘설국열차‘입니다. 봉준호 감독 님과 미국 현지에서 후시녹음을 하고 믹싱까지 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영화 ‘기생충’이 골든 릴 어워드에서 비영어권 사운드 편집 기술상을 수상했는데요, 간단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라이브톤 전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작업하는 내내 즐겁고 행복했는데, 그 기운들이 좋은 사운드로 표현된 것 같아요.

‘기생충’ 음향 작업은 어떠셨어요?

준비 단계에서부터 감독님께서 본인 영화 중에 가장 대사가 많고 세트 촬영 역시 많기 때문에 동시녹음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어 요. 그래서 동시녹음을 진행할 때 각별히 주의했고, 결과는 성공적이 었죠. 하지만 모든 장면의 사운드를 동시 녹음만으로 완벽하게 채우 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죠. 특히 극 중 비가 내리는 장면에서는 후시녹음이 불가피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무엇보다도 감독 님과 함께 이제 더 이상 한국영화에 대사가 안 들린다는 이야기는 안나오게 해 보자는 한 가지 목표로 정성을 들이며 많은 장면에서 대사를 한두 음절만 녹음해 바꿔넣기도 했어요. 동시녹음과의 톤 차이가 발생하지 않게 하려고 배우들도 저도 많은 노력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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