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인터뷰] 1st 솔로 베이시스트, 오대원 | 레전드매거진

1st 솔로 베이시스트, 오대원

오대원은 영국 샐포드(Salford) 대학에서 밴드 뮤지션쉽(BA degree band musicianship),
영국 리즈(Leeds) 대학원에서 재즈 스터디(Master of Music jazz studies)를 전공하였다.
2002년 자신의 솔로 앨범 1집인 [Control & Beyond]를 가지고 한국에 돌아온 그는
이내 한국 세션계에 데뷔하여 수많은 앨범에 참여하며 자신의 소리를 담게 된다.
동시에 2005년 퓨전 재즈 프로젝트 밴드 천체망원경 1집 [하늘을 보며]와
2007년 솔로 2집인 [Smooth Fever]를 자신의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서울재즈아카데미의 학과장, 배재대 전임교수, 백석예대, 백석대, 동아대 교수직을
숙명아트센터,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갤러리, 부산은행 콘서트 음악감독을 거치며
현재는 the musician 총괄 프로듀서 및 음악감독을 맡고 있으며
아이유, 조수미, 김완선, 김건모, 박완규, 레드벨벳, 씨스타, 김연우, 김태우, 거미, 박효신, 인순이,
윤종신, 이문세, 이선희, 휘성, 바다, 알리, 케이윌, 임재범, 손승연, 정동하, 바비킴 등
수많은 대한민국 아티스트의 앨범 및 공연에 참여한 그의 이력은 지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다.

동양인 최초로 로스코와 포데라에서 베이스 엔도져 협찬을 받았고,
2016년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공연영상학과 실용음악 전공을 졸업하였으며,
오늘도 수많은 아티스트의 앨범에 참여하며 대중가요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다.

1st 솔로 베이시스트
베이시스트 오대원

안녕하세요 오대원 선생님. 최근에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안녕하세요. 베이스 연주자 오대원입니다. 공연과 녹음 일정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기타리스트 허준 씨와 함께 윤도현 밴드의 공연을 도왔고, 아모르파티로 유명한 김연자 선생님의 공연과 김종국 씨의 공연에 참여하였으며, 전윤하 씨와 최재훈 씨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스튜디오 리코딩은 일상이 되어버렸는데, 매주 한, 두 개에서 많게는 서, 너 개의 녹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 대학교에도 출강 중인데 많은 시간을 내기 어려워 백석대학교만 출강하고 있습니다.

매주 녹음과 공연 일정을 소화하시려면 많이 바쁘실 거 같아요. 하루가 부족하지는 않으세요?

스튜디오 리코딩을 한지가 벌써 15년… 거의 20년 가까이 된 거 같습니다. 물론 바쁘기야 하지만 일상처럼 꾸준히 녹음하다 보니 이젠 생활의 일부가 되어 적응이 된 것 같아요. 공연은 11월까지 매주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데 11월 말에 뉴욕 카네기홀에서 단독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팝페라 가수 정세훈 씨의 공연이 있어요. 그분의 첫 앨범 작업에 참여하며 만나게 됐는데 하늘 끝까지 닿을 것 같은 매력적인 목소리를 갖고 계신 분이라 그때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12월에도 몇 개의 일정이 잡혀있는데 다들 바쁜 시기라 저도 체력관리를 하면서 감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녹음에 참여하셨는데, 녹음실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연주자가 있나요?

녹음실에 가면 언제나 강수호 형님이 드럼에 앉아 계세요. 제가 참여하는 거의 70~80% 이상의 작품을 수호 형과 함께 작업했다고 봐도 무방한 거 같습니다. 수호 형이 계시면 왠지 모를 든든함 같은 게 있어요. 좋은 연주자는 가수나 다른 연주자에게 자신의 연주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믿음을 주는 연주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수호 형은 가장 믿음직한 드러머 중의 한 명입니다.

학교에선 어떤 교수님이세요?

학생들과 농담도 하고 장난칠 정도로 가까이 지내는데 강의는 확실하고 엄하게 합니다. 수업 준비가 안되어있으면 그냥 나가버려요. 그래야 이 친구들도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해오고 수업받는 태도가 바뀌더라고요. 보통 1교시 아침 수업은 결석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제 앙상블 수업은 거의 100% 출석하고 있어요. 제가 잘나서가 아니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수업을 준비하려고 고민하고 노력하니까 그런 거 같아요. 학생들에게는 왠지 모를 책임감 같은 게 있어서 쉽게 쉽게 할 수가 없더라고요.

영국의 샐포드와 리즈 대학에선 무얼 배우셨나요?

샐포드 대학교에서는 밴드 뮤지션쉽 학과를 전공했어요. 교내에서 진행되는 Gig(소 규모의 연주회)도 많았고 실기 수업의 비중이 굉장히 커서 정말 좋았어요. 물론 그만큼 너무너무 힘들기도 했어요. 라틴, 재즈, 펑크, 락 등등 앙상블 수업을 위해 매주 4~8곡씩 카피해야 했지요.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나고 나니 너무 소중한 추억이고, 제 모든 연주력은 거의 거기서 나왔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저 혼자서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어요. 리즈 대학원에선 재즈 스터디라는 석사 과정을 준비했는데 연주보다 아카데믹한 수업이 많았어요. 그런데 대화를 할 때 사용하는 영어와 논문 같은 글을 쓸 때 사용하는 영어가 달라서 너무나 힘들었어요. 어쩌면 논문 쓰기 싫어서 한국에 솔로 앨범을 핑계로 도망 온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 고생이 많았어요. (웃음)

일주일에 8곡을 준비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거라 생각하는데 힘들진 않으셨나요?

네, 그냥 음악을 하는 무리에 있다 보니 음악과 관련된 일 말고는 할 게 없었던 거 같아요. 그때 연주에 사용했던 엄청나게 많은 악보를 아직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소중히 하고 있어요. 그 시간은 제 연주의 밑바탕이 되어준 큰 자산이에요. 힘든 유학기간이었지만 좋았던 점도 있어요. 누가 더 연주를 잘하는지, 누가 더 좋은 선생님인가를 떠나서 다들 음악을 하는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온통 음악을 하는 사람뿐이니 저 혼자만 쉬거나 딴생각할 분위기가 아니었죠.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형성되었고 그걸 당연하게 생각했었어요. 자연스레 음악에 집중하는 환경이 구성된다는 점이 가장 좋았던 거 같아요.

고향이 그립진 않으셨나요? 타지에서 오는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힘들었죠. 한국이 굉장히 그립기도 했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앙상블을 맞추는 학생이더라도 어쨌든 섞일 수 없는 무언가의 벽이 존재해요. 직접적으로 표현은 안 하지만 문화적, 인종적인 차이에서 발생하는 갭이 있어요. 집 근처에 공항이 있었는데, 한국이 심하게 그리워질 때면 공항에 가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멍하니 바라보았어요. 공항의 햄버거 가게에 앉아서 그저 창 밖만 바라보고 있는 거죠. 공항에선 항상 키스 자렛(Keith Jarrett)의 음악이 흘러나왔는데 타향살이에서 오는 감정적 구멍을 많이 채워줬던 거 같아요.

선생님은 여러 악기 브랜드에 협찬을 받고 계시죠?

네, 미국의 로스코(Roscoe)에서 처음으로 베이스를 협찬을 받았었고, 최근 한 3년쯤 전부터는 포데라(Fodera)라는 브랜드에서 베이스를 협찬받았습니다. 물론 제가 빅터 우튼(victor wooten)이나 앤소니 잭슨(anthony jackson) 같은 월드 클래스 뮤지션이 아니라 100% 무상 지원의 형태는 아니고 어느 정도 조건이 있는 엔도시입니다. 현재도 포데라와의 인연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최근엔 독일의 샌드버그 (Sandberg)에서 베이스를, 그루브 기어(Gruv Gear)라는 미국 브랜드의 월드 아티스트로 지원받고 있습니다.

그간 한국 세션 연주자들에게 선택받는 악기들은 하나같이 기름진 소리를 들려주었어요. 그런데 3~4년 전부터는 다시 옛날 올드 펜더류의 건 조한 소리들이 많이 쓰이기 시작했는데, 그런 악기를 찾는 와중에 샌드버그 베이스를 만나게 되었고 현대적인 연주 감과 빈티지 펜더 베이스 의 뉘앙스를 지니고 있어서 만족하며 사용 중입니다. 아주 오래된 악기처럼 빈티지스럽게 레릭된 바디와 넥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고 색상 도 너무 마음에 들어 최근에는 메인으로 사용하고 있는 베이스입니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명필만큼 좋은 붓을 잘 다룰 수 있는 사람도 없다고 생각해요. 좋은 악기와 좋은 연주자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요?

좋은 연주를 논하려면 좋은 악기와 좋은 연주자는 빠져서는 안 되는 너무나도 중요한 관계 인데요. 제 아무리 훌륭한 연주자라 하여도 나쁜 악기로는 본인의 연주를 온전히 들려줄 수 없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 제아무리 좋은 악기여도 연주자가 받쳐주지 못하면 좋은 연주를 들려주기 어렵죠. 더 나아가 무조건 좋은 악기라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가 지닌 성향과 음악 장르 그리고 악기 간의 균형이 맞아야 해요.

과장을 조금 섞어서 제가 세상에 있는 거의 모든 베이스를 써봤다시피 했는데, 이제야 조금씩 깨우치고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거 같아요. 예전엔 베이스를 10개 정도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샌드버그 베이스와 72년 올드 펜더 베이스 그리고 프렛리스 베이스 3가지만 가지고 있습니다.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게 연주자 스스로 취향이나 성향을 알게 된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자신의 플레이나 소리를 알기 시작했다는 뜻이죠. 20여 년을 연주 해왔는데, 그걸 깨닫기 시작한 게 불과 몇 년 안되었어요. 그리고 연주자들에겐 욕심이 있잖아요. 새로운 악기와 톤에 대한 호기심과 욕심. 호기심이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으니 자신이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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