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거진 [레전드인터뷰] 토니 마세라티 | 레전드매거진

토니 마세라티

믹싱 엔지니어 토니 마세라티(Tony Maserati)가 3차원 공간 오디오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국의 기업 디지소닉(DIGISONIC)과 공동 개발한 ‘Direm By Tony Maserati’ 이어폰의 내년 4월 출시를 앞두고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 몇 년간 디지소닉의 사외이사로 위임하며 공동연구와 협의를 통해 마침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시하게 된 본 제품에 대하여 그는 남다른 기대감을 표했다. 잠시 그를 소개하자면 ‘James Brown’ ‘Usher’ ‘Lady Gaga’ ‘Jason Mraz’ ‘Ed Sheeran’을 비롯하여 거성 같은 해외 팝스타들의 앨범 믹싱 작업에 참여했으며, ‘비욘세’의 ‘Dangerously in Love’ 앨범으로 그래미상을 수상했고 열 차례에 걸쳐 그래미어워드 후보로 지명되는 등 월드클래스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탁월한 실력과 인지도를 겸하고 있는 최고의 믹싱 엔지니어다. 방한 소식에 반가움을 표하는 음향학도들을 위해 마련된 세미나에서 그는 ‘믹싱의 비밀, 마스터링의 비밀’이라는 주제로 엔지니어로서의 기술적 노하우와 작업 철학을 가감 없이 공개하는 강연을 진행했다. 두 시간에 걸쳐 진행된 세미나에 그의 강연을 듣기 위해 음향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하여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아티스트 등 음악 관련 업계의 다양한 종사자들이 모였다.

본격적인 세미나를 시작하기에 앞서 그는 청중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음악 앨범 하나가 발매되기까지 아티스트와 믹싱 엔지니어와 프로듀서 등 최소 세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 작업에 참여하게 되는데, 혼자서 세 가지 역할 중 두 가지 이상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이 손을 들었다.

이어 그는 이 세 가지 작업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분리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아티스트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퍼포먼스에 집중해야 하며, 믹싱 엔지니어는 기술적인 부분을 철저하게 다루어야 하고, 프로듀서는 수익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한다는 것. 즉 전혀 다른 분야의 일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엔지니어는 케이블 하나하나의 상태까지도 꼼꼼히 확인하고 신경을 써야 하기에 아티스트의 퍼포먼스 역량까지 신경 쓰는 프로듀서의 영역에 개입하다 보면 기술적인 정교함에 대한 집중도가 낮아진다. 그는 이어서 자신의 작업 방식을 토대로 엔지니어가 도달해야 하는 작업적 측면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믹싱 엔지니어는 사운드를 만들기에 앞서 머릿속에서 이미 완성된 작업물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성향에 따라 특정 트랙에 어울리는 효과를 찾아내는 감각의 중심에는 가사와 음악이 가진 매력을 최상의 결과물로 듣는 이들에게 각인시키는 역할이 우선이라는 것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것. 본인은 그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어시스턴트 엔지니어로 일 할 때도 메인 엔지니어의 작업을 지켜보면서 머릿속에서 작업물의 결과를 수차례 시뮬레이션 해왔었다고 고백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그는 자신이 실제로 활용하는 유용한 믹싱 테크닉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하였고 Q&A 하나하나에 성심성의껏 답변함으 로써 평소 그의 강의를 영상으로 접하던 청중들과 진지하게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강연 말미에는 미래에 음향 산업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과 해당 업계에 종사하는 현직자들에게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화려한 타이틀 이면에 그가 고수해온 작업 철학이 드러났고, 그런 그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직업정신에 대해서도 한 번쯤 질문을 던져볼 만한 두 시간이었다.

뉴욕 사운드를 상징하는 음향 엔지니어
토니 마세라티 (Tony Maserati)

Q1.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스럽습니다. 먼저 레전드매거진 구독자 분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한국의 멋진 매거진에서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여러분과 인사드리게 되니 더욱 반갑습니다.

Q2. 이번에 한국에는 어떤 일로 방문을 하셨고, 무엇이 목표인가요?

방문 목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오늘 세미나에 참석하여 청중들에게 저의 믹싱 엔지니어링 노하우를 공개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내년 4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Direm By Tony Maserati’ 이어폰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Direm By Tony Maserati’는 디지소닉의 김지헌 대표와 몇 년 전부터 협업을 거쳐 개발을 진행해 온 것인데, 지금에 이르러 비로소 그 계획에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게 되어 감회가 남다르네요.

Q3. 최근에는 어떤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신가요?

저의 주업인 레코드 작업물을 믹싱 하는 데에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고 있으며, 중간중간 시간을 내어 여러 국가들을 방문하여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는 콜롬비아에서 AES 컨벤션 세미나를 진행했고, 최근에는 마이크와 기타 앰프 및 다양한 오디오 장비를 비교하고 청음 할 수 있는 포털 오디오 ‘테스트 키친’(Audio Test Kitchen)에서 온라인 레퍼런스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시간은 믹싱을 하며 보내고 있으며 가장 최근에는 ‘Chloe x Halle’, ‘Gallant’, ‘Adam Lambert’ 등 여러 훌륭한 아티스트들과의 앨범 작업에 한창입니다.

Q4. 당신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 질문을 드립니다. 작곡을 전공하다가 엔지니어링 전공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부터 이 일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작곡에 관심이 많아서 작곡을 배우기 위해 버클리 음대에 입학했고, 학교에 다니기 위해 주방과 거실을 공유하며 개개인에게 룸이 제공되는 보스턴의 한 셰어하우스에서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같은 공간에서 다른 룸을 사용하는 노르웨이에서 온 친구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함께 음악을 만들었고 저는 주로 기타를 연주했습니다. 평소 저를 관찰하던 그 친구가 하루는 제가 엔지니어링에 소질이 있는 것 같다고 전과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더군요. 보스턴에서는 라이브 사운드나 라이브 엔지니어링 등 관련 업계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에 솔깃할만한 제안이었으나, 당시만 해도 아티스트가 꿈이었던 저로서는 그 조언을 그다지 귀담아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믹싱 엔지니어링 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본격적으로 일에 뛰어들게 되면서 이 일이 제 천직인 것을 깨닫고 업으로 삼게 되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결국 그 친구의 조언대로 음악 프로덕션 엔지니어링 일을 하게 되었네요. 그 친구가 저의 재능을 잘 알아봤던 것 같아요.

Q5. 빌보드 차트를 뜨겁게 달구며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수많은 곡들이 당신의 손끝을 통해 완성을 향해갔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작 업을 진행하시던 도중 특정 곡이 세계적인 히트 곡이 되리라는 것을 예감했던 사례가 있었나요?

앞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저는 지금까지 대단한 재능과 놀라운 실력을 갖춘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작업에 한창이던 당시에는 결과물로 인한 문화적인 파장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단지 열심히 일을 했고, 최고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전부죠. 지금도 마찬가지로 작업을 진행하며 곡들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매 순간 공부하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그 곡들이 대중들에게 어떻게 평가되고 문화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에 대해서는 예측하기가 어렵습니다.

Q6. 아날로그 장비를 폐기하고 전면 디지털 장비로 바꾸셨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사실인가요?

전면 폐기한 것은 아니고, 기존에 사용하던 아날로그 콘솔을 버린 일은 있습니다. LA로 이사를 가기에 앞서 5년 전의 일이니 한참 됐네요. 버린 이유는 작업 공간 이동의 편의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저는 현재 거의 모든 작업을 노트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호텔에서 작업을 하고, 그 작업물을 제 스튜디오에 있는 어시스턴트에게 보내주면 제가 소유한 3개의 콘솔을 거쳐 완성되죠. 스튜디오의 한정적인 공간에만 발이 묶여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봅니다. 지난 10년 동안은 매일 16시간씩 콘솔 앞에서 일 하면서 클라이언트를 스튜디오로 불러 작업물을 들려줘야 했지만, 지금은 세계 어디서든 믹싱 작업을 하고, 어시스턴스에게 파일을 보내 제 장비를 활용해서 사운드를 완성하고 바로 클라이언트에게 이메일을 보낼 수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스튜디오에도 스마트한 비즈니스 방식이 도입되었죠. 시스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현재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해서 아날로그의 장점과 디지털의 장점을 동시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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