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거진 Sing together 방-방 프로젝트 with 이한철 – 레전드매거진

Sing together 방-방 프로젝트 with 이한철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뮤지션의 응원

Sing together 방-방 프로젝트 with 이한철

‘방-방 프로젝트’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불편함을 겪는 상황 속에 서, 뮤지션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며 동시에 뮤지션으로서 국민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전하기 위해 시작된 응원가이다.


개개인의 방에서 방과 방을 연결한다는 의미로 ‘방-방 프로젝트’로 이름 지은 이 기획은, 코로나 사태가 무사히 종식 되길 바라는 마음에 뜻을 같이한 18팀의 아티스트가 개인의 공간에서 ‘슈퍼스타’를 한 소절씩 부름으로 완성되었다.


이 노래는 유튜브를 비롯해 여러 SNS에 공유되고 있으며, 많은 이들에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여 코로나 바이러 스와의 사투로 지친 국민들을 위로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방-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한철 : 사실 방-방 프로젝트는 일각을 앞다투는 상황인 만큼 급하게 기획된 성격이 없지 않습니다. 체계적으로 파트를 나누고 필요한 포지션의 아티스트를 섭외하기보단, 먼저 뜻을 함께 하는 친구들이 동참한 후에 파트를 나누고 함께 부르는 방향으로 진행하였습니다.


음반 작업을 하다 보면 순조롭고 계획대로 진행되기보단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고 그로 인해 재녹음이나 당초의 계획 자체를 변경 해야 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방-방 프로 젝트를 작업할 때는 별다른 사고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일주일 만에 모든 녹음이 완료되었습니다. 사실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보니 되돌아갈 여력도 없었지만 말이죠. (웃음) 코로나 사태가 빨리 종식되길 바라며 모든 아티스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작업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좋아서 하는 밴드 : 방-방 프로젝트가 발표되고 많은 뉴스 매체에서 이야기를 다루었는 데, 보통 밴드가 뉴스에 나올 일이 잘 없잖아요. TV에 저희 모습이 나오는게 신기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처음엔 가까운 친구나 부모님에게 자랑하기도 했는데, 나중에는 제 모습을 알아본 지인이나 생전 연락을 안 하던 사돈의 팔촌에게서까지 연락이 오는 게 아니겠어요?

여러 사람들에게 연락을 받으며 방송 매체의 힘을 새삼 느꼈고, 생각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더욱 방역에 신경을 쓰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함께 힘내서 코로나를 물리치자고 응원하는 저희가 정작 코로나에 걸려버 리면 다른 의미로 뉴스에 나오게 될 테니까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네 일상은 물론이고 산업 구조까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추세입니다. 뮤지션의 입장에선 어떤 변화를 실감하고 계신가요?

MC 메타 : 대부분의 힙합씬이 클럽이나 공연장에서의 라이브 공연 위주로 이루 어지는데요. 많은 공연이 취소된 지금은 대다수의 아티스트들이 아사 직전이라고 느낄 정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단기간에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 다들 자구책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는데, 떠오르고 있는 대안은 인터넷을 통한 방송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페이스북 등 자신의 개인 공간에서 라이브를 보여주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죠.

아무래도 래퍼들은 개인 공간에서 작업하는 것이 익숙하고, 밴드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악기의 구성에 제약을 덜 받다 보니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가능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뉴 노말, 포스트 코로나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요즘, 라이브 스트리밍이 아티스트들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봅니다.


손현 (좋아서 하는 밴드) : 저는 밴드 활동과 더불어 통합예술교육연구소 포이에시스에서 진행 하는 ‘플레이백 시어터’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백 시어터란 관객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배우가 그것에 맞춰 연기를 하고 연주자는 즉흥적으로 연주를 하며 연극을 만들어가는 일종의 심리 치료입니다. 플레이백 시어터 활동도 코로나로 인해 하나의 공간에서 모이기 어려워졌기에 온라인 연극을 통한 방법을 모색하는 중인데요.

아무래도 현장감을 느끼기 어렵고, 송출 딜레이 같은 기술적 문제도 있지만,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큰 거 같아요. 실제로 해외의 친구들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동시통역으로 진행한 연극이 성공적으로 끝을 내려 어떻게 하면 더 발전시킬 수 있을지 논의 중인 상황입니다.

안복진 (좋아서 하는 밴드) : 코로나로 인해 사람이 많은 곳엔 갈 수 없게 되었지만, 집에만 있기엔 너무 답답해서 외진 공원이나 산을 찾아가 봤어요. 자연은 늘 그곳에 있었는데, 우리가 당연시하던 일상을 누리지 못하게 되니 굉장히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특히 봄이라서 그런지 이제 막 자라나는 새싹 이나 작은 꽃, 개울에서 헤엄치는 올챙이나 개구리의 알을 보며, 새삼 자연이 정말 살아있는 존재라는 것을 실감했죠. 최근엔 자연을 관찰 하고 거기서 오는 영감을 글이나 노래로 옮겨보고 있어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위축되어 있는 문화예술인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MC 메타 : 지금은 힙합씬뿐만 아니라 공연 예술의 형태를 띤 모든 예술가들에게 힘든 시기일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 좌절하지 말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다면 주저 말고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과감하게 몸부림치면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다 함께 찾아보 았으면 좋겠습니다.


안복진 : 뮤지션은 원래 외로운 직업입니다. 사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기 이전부터 단절되어 있었거든요. 자신의 연주에 집중하고 음악의 완성 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와의 고립을 자처해왔죠. 하지만 사회가 혼란한 지금의 시점에선 이러한 고립이 심리적으로 더 힘들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방-방 프로젝트 같은 뮤지션끼리의 연대는 큰 의미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엄청난 음원을 만들거나 거대한 성취를 목적으로 모인다기보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함께 교류하며 작더라도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에서 큰 위로를 받을 수 있는것 같아요. 오늘도 홀로 연습하고 계신 많은 분들을 응원하며, 그 외로움을 홀로 감내하기 어렵다면 주변의 동료들과 함께 나누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손현 : 코로나 전/후 세대로 나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코로나가 경제나 문화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엄청난 것 같아요. 하지만 예술 가의 입장에서는 경제적 소득이 줄어드는데서 오는 문제보다, 자신의 창작물을 보여줄 기회가 사라졌다는데서 오는 상실감이 더 크게 와닿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자신이 몰두해온 예술을 통째로 부정당한 듯한 기분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환경이 바뀌고 있는 만큼 예전과 같은 방법을 고수하기보다 다양한 표현방식을 연구해보며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서 예술의 방향을 변화해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이한철 : 구독자 여러분의 주변에도 문화 예술계 종사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얼굴에 ‘아티스트’라고 드러내놓고 다니질 않아 잘 몰라보셨을 뿐이죠. 지금은 예술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겐 정말 힘든 시기입니다.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 가장 먼저 타격받고 가장 나중에 회복되는 게 문화산업이기 때문이죠. 여러분께서 주변의 예술가 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주 셨으면 좋겠습니다.

방-방 프로젝트가 공개되고 나서 같은 형태의 영상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국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응원의 메시지를 시작하신 분으로 뿌듯하실 거 같아요.

맞습니다. 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이 부르기도 하셨고,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노래를 들려주는 것을 보며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보람을 느끼기도 했죠. 또 최근에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학생들에게서 영상을 제작해도 괜찮냐는 문의를 받기도 했어요. 그동안 뮤지션으로 활동하며 수차례 공연을 하다 보니 느낀 것인데, 똑같은 노래를 부르더라도 시작 전에 노래에 얽힌 사연을 소개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에 관객의 반응이 사뭇 갈리는 것을 많이 경험해 보았어요. 많은 사람들이 방-방 프로젝트에 공감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하나의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긴 시간을 함께 하신 만큼 추억도 많을 텐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최근의 일인데요, 제가 다른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참여를 하면 어떻게들 아셨는지 예전 시청자분들이 많이들 찾아오시더라고요. 과거 방송에서 쓰던 닉네임이나, 제 방송을 들었던 사람들만이 알 수 있는 문자로 된 아이디를 다시 만날 때면 너무너무 반가웠어요. 진행자가 처음 보는 분들이 많다며 놀랄 땐 절 보러 오신 팬들이라고 자랑을 하며 어깨에 절로 힘이 들어가기도 했고요.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사이지만 그동안의 관계가 휘발성이 아니라 끈끈한 유대감으로 연결되어있구나라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그동안 발표한 앨범 중 본인에게 가장 의미 있는 앨범을 2장의 앨범만 고르신다면?

제가 솔로로 2012년에 발매한 〈작은 방〉이라는 EP 앨범이요. 그간의 활동을 통해 이한철은 밝고 경쾌하며 긍정적인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그 이미지에 매몰되어 버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느리고 서정적이며 조금은 어두운 분위기의 노래를 담아보았어요. 어떻게 보면 음악을 하며 뮤지션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가지치기를 당한 제 안의 또 다른 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앨범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장은 2002년에 발매 한 ‘불독맨션’ 1집 〈Funk〉입니다.
대중성과 음악성 모두를 겸비한 앨범으로, 지금의 이한철이라는 뮤지션을 대중들에게 자리매김하게 해 준 제게는 보물과도 같은 앨범이니까요.

뮤지션으로서 이한철과 나우의 총감독 이한철, CBS 라디오 진행자 이한철의 차이가 있다면?

뮤지션으로서 이한철은 음악적 호기심을 쫓아 계속 새로운 노래를 발표하는 사람이고, 총감독 이한철은 나와 사회가 맞닿은 지점을 계속 늘려가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음악 으로 풀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사람이고, 진행자로서의 이한철은 이야기꾼이자 동시에 청자로 어떻게 하면 잘 듣고 잘 이야기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이죠. 하지만 그 셋의 차이는 거의 없는 거 같아요. 더 정확히는 세 모습 모두 이한 철이라는 접점을 가지고 맞물려 저를 작동케하는 요소인 거죠.

음악에 집중하는 시간 외에는 어떤 일을 즐기시나요? 혹시 음악적 영감을 얻기 위한 활동이 있다면?

맥주를 마시며 축구 경기 관람을 좋아하고, 수영하는 것도 좋아해요.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미뤄지던 K리그가 이제막 개막하여 관심 있게 보고 있어요. 예전에는 책도 많이 읽었는데,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부터 책에는 손이잘 안 가게 되네요. 그래도 책장 한편에 꽂혀만 있어도 흐뭇해져서 마음에 드는 책은 틈틈이 모으고 있어요.


영감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다기보다 책을 읽다 보니 영감을 얻은 소설이 있는데,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인상 적으로 봤어요. 제가 그리 좋아하지 않는 다소 어두운 내용 의 이야기였지만 그 안에 쓰인 문장 하나하나가 전부 시처럼 느껴져서 끝까지 읽게 되었죠. 우리같이 대중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3~4분짜리 시를 한편 쓰는 셈이지만, 시처럼 가득 수놓은 200여 페이지의 문장을 보며 정말 오래도록 고민한 흔적이 느껴졌고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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