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거진 한국음향예술인협회 회장, 임형준 - 레전드매거진

한국음향예술인협회 회장, 임형준

한국음향예술인협회는 녹음 전문 인력의 상호협력을 통한 녹음 신기술의 연구 개발과 보급, 그리고 한국적 음원 개발로 녹음 산업과 대중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1999년 5월 설립된 대한민국 문화체육관광부 소관의 사단법인이다.

한국음향예술인협회 9대 회장으로 선출된 임형준 회장을 만나 협회 운영 계획과 활동 방향 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임형준, 사단법인 한국음향예술인협회 회장

안녕하세요, 사단법인 한국음향예술인협회 9대 회장 임형준입니다. 이렇게 사운드캣의 LEGEND 매거진 인터뷰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한국음향예술인협회의 회장 자격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릴 수 있어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저희 (사)한국음향예술인협회(KASA)는 1999년 (사)한국레코딩엔지니어협회로 발족 후 약 20년 가까운 연혁을 가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그동안 협회는 음악 산업 종사자를 위한 실무 교육 프로그램과 자격증 시험 시행, 그리고 회원 간의 친목과 권익보호, 사회적 지위향상 등 협회 회원의 권익 신장을 위한 대외적인 활동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에 제가 협회의 회장을 맡게 되어 큰 부담도 있지만 반대로 이 기회를 살려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을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욱 큽니다.     

<사진제공: 월간 PA 김용일 기자>

저와 음악과의 인연은 제가 4살 때 국악을 하시는 어머니의 권유로 바이올린을 배우며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엄하셨던 바이올린 선생님이 무서워 도망 다니기 일쑤였고, 그 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가야금과 아쟁을 연주하시던 어머니께 정식으로 아쟁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 진학해서는 음악 감상 동아리의 활동과 더불어 그룹사운드를 만들어 기타를 연주하고, 그와 함께 미디동아리 활동도 하며 음악에 몰두하였습니다. 하지만, 제가 머물던 지방에서는 음악 활동하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것을 절감했고 더 넓은 곳으로 향할 마음의 준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하여 어렸을 때부터 모으던 LP판에 적혀 있는 음반 제작에 참여한 분들의 프로필에서‘음악 프로듀서’라는 분야를 보고 그 일을 평생을 가져갈 계획으로 세우게 되고, 그 후 학교를 휴학한 뒤 군 복무 후 유학원을 수소문해 제가 계획했던 더 넓은 곳, 호주의 시드니로 유학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SAE(School of Audio Engineering)라는 학교에 입학을 하고 난 뒤에야 제가 다니고 있는 학교가 ‘레코딩 엔지니어’를 위한 학교란 것을 알게 되었고, 음향 프로듀서의 길을 선택한 저의 목표와는 다른 분야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SAE를 정식으로 졸업하고 저는 다시 ‘JMC’라는 학교에 다시 입학을 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인연을 만나게 됩니다. Rob Taylor라는 분인데 제가 듣던 수업의 가르쳐주셨던 스승님이셨습니다. 이 분은 호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음반 중 하나를 제작한 프로듀서이자 엔지니어였고, ‘AC/DC’라는 록밴드의 소속사 스튜디오 ‘Alberts’ 스튜디오의 메인 엔지니어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저는 ‘Mirage’라는 스튜디오에서 잠깐 일을 하고 있었는데 무작정 이력서를 들고 Rob Taylor를 찾아가 일 년간 그분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지금은 폐간된 ‘사운드 아트’라는 한국 음향 잡지의 호주 리포터 일을 함께 병행하고 있었죠.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에 귀국한 뒤에는 ‘사운드 아트’의 정식 기자로 잠깐 일을 하다가 ‘Core’ 레코딩 스튜디오와 인연이 되어 그곳에서 2년 정도 일을 하게 되었죠. 건강상의 이유로 퇴사를 하고 쉬면서 ‘월간 PA’의 창간 멤버로 잡지를 창간하기도 했습니다.     

1996년 호주 Alberts 스튜디오에서 Rob Taylor와 함께

그 뒤 2001년 AIM 레코딩 스튜디오를 설립해 2003년 SSL 56채널 콘솔을 도입하고, 2007년 저의 스승이자 소중한 친구 Rob Taylor, 미국 버클리 음대 음향과 교수인 Jonathan Wyner, 그리고 독일의 Cem Oral 등 음악계 거목들을 한국에 초청해 ‘AIM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오픈했습니다. 이렇게 총 2개의 스튜디오와 1개의 마스터링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전문화된 작업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2012년에는 미국, 독일, 호주, 그리고 일본의 Yoei Hashimoto(Aubrite 마스터링) 등 파트너와 함께 글로벌 음악마켓인 ‘이뮤직마켓(emusicmarket.com)’을 만들어 음악산업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뮤직마켓’이라는 회사는 창작자가 미발표곡을 판매할 수 있도록 만든 회사입니다. 음악인이 잘되면 음악 산업이 활성화되고, 또 그런 자원을 다시 음악인들에게 환원하는 유기적 관계로 움직이는 싸이클을 만들기 위해 설립되었습니다,

이러한 일은 사업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은 일이라 창작자 각자의 음악 환경의 한계를 타파하는데 동의하는 각국의 여러 분야 파트너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가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음악 산업의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국내 인재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008년부터 서울 종합예술학교 음향 강의를 시작했고 2012년에는 한국예술원 음향제작과 강의를 맡아 현재는 음향제작과 전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가 직무능력표준 NCS의 여러 심사와 녹음 기획, 녹음, 믹싱, 마스터링, 음악 산업 마케팅 등 음향산업에 종사를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교육 책자를 집필해 교육기관이 아닌 독학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아마 이런 대·내외적인 노력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주셨기 때문에 지금 제가 협회의 회장직으로 더 큰 책임을 맡게 된 것이 아닌가 싶네요. 우리 협회는 제가 이사직으로 있을 때부터 ‘KOBA Show’에서 총 8시간의 기술 세미나에 300여 명 이상의 인원이 참석하는 대형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개최해 왔습니다.

그 외에도 협회 정규 세미나와 문화체육관광부 등록 프로툴즈 실무자격증 시험, 스타인버그 공인 큐베이스 자격증 시험 등 실무에 꼭 필요한 자격증 시험을 꾸준히 시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음악 산업 종사자 간 내부 친목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소수의 친목만으로 이루어졌던 협회의 형태에 저의 방향성을 더해 회원의 폭을 넓히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가며 협회 존재의 가치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이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현재 협회의 내부 부서를 교육사업부, 정책·대외협력부, 기획사업부 등의 분과로 세분화했고 역량을 갖추신 이사진을 구성해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역할 분담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각 부서가 맡고 있는 고유 역할의 내용을 정리해보면 먼저 교육사업부는 협약을 맺은 각 교육기관의 학생들, 그리고 사운드에 관련해 갈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세미나 및 선·후배 간의 멘토링, 음향업체와의 연계를 통한 정회원의 재교육 프로그램 등을 추진합니다.

정책사업·대외협력부는 협회의 기본 사업을 진행하며 MOU에 관련된 실무를 맡게 됩니다. 업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법률과 정보들을 수집해 제공하는 역할도 수행합니다.      

또 음향감독이 제작·프로듀서가 되어 한국 음악 사운드의 지표를 제시할 수 있는 샘플러 제작에도 기본 기획과 아이디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협회 산하 ‘한국음향연구소’도 운영해 기업과 연계하거나 단독으로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들을 분기별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기획사업부는 협회의 체계를 정리하고 행사의 개최와 기관 단위 사업을 제안하거나 대외 프로그램을 기획·진행하며 음향 음악 산업에 종사자의 권익을 확보하는 부분을 연구·실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 협회에서 현재 가장 주력하는 부분이 바로 예비 음악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저희 교육사업부에서 기본적으로 진행하고 있던 세미나 외에 협약을 맺은 교육기관에 특강 등으로 파견되어 꿈과 현실의 중간에 있는 사람들에게 멘토링을 하게 됩니다.      

<사진제공: 월간 PA 김용일 기자>

그 외에도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인재가 가진 재능에 공신력을 뒷받침해주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일반 사무직 종사자의 경우 경력을 증빙하기 쉬운 반면 음악 산업 종사자의 경우는 본인의 능력을 증빙하기 쉽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음악 종사자 간의 기준점을 정하고 가시적인 경력 증빙의 자료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저 또한 처음에는 우리가 일하는 분야에 이러한 자격증이 왜 필요하며 ‘과연 누가 누구에게 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음악을 포함한 예술 분야의 경우 자격증이란 것이 크게 작용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그 사람의 평판과 지난 작업 경력 등을 비추어 판단하고, 인간관계로 일들과 채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협회는 이러한 공증할 수 있는 자격증이 상황에 따라 공정하게 인재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척도가 될 수 있도록 활용되고, 노력해 실력을 갖춘 인재에게 인맥관계를 떠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평등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음악인과 음향인의 경계가 서로 모호해지는 순간이 반드시 올 거라 생각합니다. 어느 뮤지션이 자신의 사운드가 잘 나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예비 음악인들이 인터넷에 범람하는 정보를 무작정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르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협회가 해야 할 역할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생계 활동으로 새로운 기술과 정보의 접촉과 습득이 힘든 정회원을 대상으로 협약 업체들과 연계한 재교육을 실시해 시대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우려 합니다. 정회원들이 가진 고급 정보와 지식이 후배 학생들에게 재분배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업체의 이미지 제고와 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함께 만들어 가는 상생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이러한 상생 발전을 추구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현재 전주 음악창작소 레드콘의 위탁을 맡아 관리운영을 진행하고 있으며 무대음향협회, 한국교회 방송기술인연합회, 한국라이브사운드협회 등과도 친밀한 교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우리는 모두 ‘사운드’라는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자 가족이라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폐쇄적인 집단이기보다 같이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에는 하나가 될 수 있는 동료라는 공동체 의식을 갖게 되면 차후 공동 프로젝트 등을 진행할 기회도 많이 생길 것이고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각 종사자 하나하나의 삶에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음향감독, 프로듀서, 업체의 기술담당과 뮤직 비즈니스에 관련된 종사자에게 좋은 사운드, 그리고 음악 산업이란 무엇인가를 명확히 알려주고 종사자 간의 허심탄회한 대화의 창구를 마련해 서로 협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의 음악계에 종사하는 모든 분들이 각자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십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음악 시장은 공중파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의 장르가 한정되어 있고 ‘대중음악’이라는 이름하에 제한적인 대중을 대상으로 편중되어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중에게는 여러 종류의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없어져가고 있습니다.

요즘 ‘대중’음악들의 특징은 바로 컴퓨터로 거의 모든 작업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드럼이나 현악기 등 실제 악기를 연주하는 뮤지션들이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은 점점 좁아지게 되고요. 음향감독들 역시 다양한 음악과 사운드를 만들 수 있는 능력 개발의 기회가 줄어들어 기계적인 작업만 반복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현시대의 한국 음악은 문화를 넘어 거대한 글로벌 비즈니스로 자리매김했고, 그와 함께 정부의 홍보지원들도 많아졌습니다. 이렇게 거대화 된 한국의 음악 시장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국에 한국문화를 홍보할 때 현재 유행 중인 하나의 장르에만 편승하는 것보다 ‘K-pop에는 아이돌 외에도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진정한 한국 음악의 글로벌화 전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3년 전 불의의 사고로 몸을 다치고 난뒤 느낀 것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현재 나에게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좋은 사람으로 가족과 주변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저도 현재 음향감독 활동과 더불어 꿈을 가진 사람들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음악을 하며 인생을 꾸려나가는 것은 참 큰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 (사)한국음향예술인협회가 음악 종사자들이 겪는 문제와 아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이자 친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함께하겠습니다.

그리고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좋은 음악, 좋은 사운드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고 사랑이 넘치는 한 해를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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