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매거진 뮤지컬배우, 김법래 – 레전드매거진

뮤지컬배우, 김법래

마성의 중저음과 타고난 연기력으로 객석을 사로잡다
배우 김법래

김법래는 엔터테이너였던 외삼촌 故곽규석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던 가족들의 영향으로 대학에서 클래식을 전공했다.

그는 경희대학교 성악과 졸업 후 우연한 계기로 뮤지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춤, 노래, 연기를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뮤지컬의 역동적인 매력에 반해 본격적인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된다.

현재 그는 뮤지컬뿐 아니라 드라마, 영화, 예능을 넘나들며 강인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인상과 국보급의 중저음 목소리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며 남녀노소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뮤지컬 삼총사에서 만난 엄기준, 유준상, 민영기와의 인연으로 2019 엄유민법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방송 외 모습을 보자면 그는 타 연예인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을 정도로 훌륭한 살림꾼이자 사랑꾼이다. 바쁜 스케줄로 밤을 새우고 와서도 가족들이 먹을 밥을 손수 차리고, 집안을 말끔하게 정돈한다고.

우리는 이번 레전드매거진을 통해 배우 김법래의 연기 인생을 돌아보고, 자상한 남편으로서의 면모에 대해서도 들어보았다.

Q. 최근에는 어떻게 지내셨어요?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참 많은 작품을 했더라고요. 세어보니 영화 두편, 뮤지컬 네 편, 드라마 다섯 편. 그러다 한 번은 몸에 무리가 왔는지 팔에 염증이 생겨 2주간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어요. 입원 도중에도 외출을 하면서 스케줄을 모두 소화했습니다. 정말 바쁘게 보낸 한 해였네요.

Q. 바쁜 스케줄 가운데 체력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평소 유산소 운동 위주로 체력을 꾸준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그런데 최근 에는 이사를 해서 짐 정리를 하느라 운동을 많이 못 했네요. 운동이라 생각하고 집안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 참여하셨는데 가장 나의 실제 모습과 비슷하다 느꼈던 캐릭터는 무엇이었나요?

일일드라마 <미워도 사랑해>의 구충서 역할. 순한 성격의 캐릭터로 집안 일하는 걸 좋아해요. 제 평소 성격이 순한 편은 아니라서 그 점은 조금 다르지만, 집안일을 많이 하고 살림을 좋아하는 모습이 저와 비슷해 보였어 요. 집안이 지저분하고 정리가 안된 상태를 가만 두지 못해요. 한 번은 연습을 하느라 며칠 밤을 꼬박 새우고 집으로 들어와 짐 정리를 했어요. 정리를 마치고 샤워를 하다 잠깐 졸아서 벽에 부딪치는 바람에 이마가 찢어져 몇 바늘을 꿰맸어요. 아내에게 많이 혼났죠.

Q. 뮤지컬 배우의 길을 택했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저희 외삼촌이 구봉서 선생님과 함께 60년대 한국 개그계에서 유명했던 곽규석 선생님이세요. 외삼촌은 영화배우, 앨범 발매, 뮤지컬까지 해내는 엔터테이너셨는데 초등학교 때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지저스 크라이 스트 슈퍼스타’의 헤롯 역할을 맡은 외삼촌을 보러 갔다가 그 작품을 너무 감명 깊게 본거죠. 넘버들을 계속 듣고 따라 하다 보니 모든 곡을 다 외울 정도였어요. 당시만 해도 나이가 어렸으니 뮤지컬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고 그저 흥미 정도였죠. 음악은 학창시절에 교회 성가대 선생님의 추천으로 성악을 전공하면서 시작했어요. 뮤지 컬은 경희대학교 졸업 후 서울예술단 선배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되었는데 시작과 동시에 오페라나 성악과는 다른 뮤지컬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죠. 춤도 춰야 하고, 노래도 해야하고, 연기도 해야 하니 성악보다 훨씬 힘들고 할 게 많았지만 너무 재미있어서 새벽까지 연습하면서도 힘든 줄 몰랐어요. 열심히 하다 보니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신인상도 받게 되고, 팬들도 생기고 그렇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온 거예요.

Q. 신인상을 받은 첫 작품은 뭐였나요?

창작 뮤지컬 ‘꽃전차’요. 그때가 90년대 중반으로 뮤지컬 ‘명성황후’가 처음으로 만들어질 무렵이었죠. 당시만 해도 뮤지컬은 지금처럼 대중들이 즐겨보던 장르가 아니었고 작품 기획을 주로 국공립 단체에서 주최해 해외에 수출하기도 했어요. 그 작품에서 할아버지 역할을 맡아서 선배들에게 지도를 많이 받았고, 이후 공연을 위해 일본에 가기도 했어요.

Q. 참여했던 작품들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과 이유는 무엇인가요?

2007년에 ‘노트르담 드 파리’의 초연 배우로 주연인 콰지모도 역할을 했어요. 초연만 하고 빠졌기 때문에 제가 그 역할을 했었다는 걸 모르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아시아에서 최초로 라이센싱 되어 한국어 버전으로 제작된 작품의 초연을 맡은 만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컸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어요. 그 역할로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었 죠. 하지만 상을 받았기에 기억에 남는 건 아니에요. 평소 제가 정말 좋아 하던 작품이기도 했고, 연기를 할 때 참 힘들게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감독님은 의상과 분장이 백업해주니 노래만 잘하면 된다고 하셨지만 스스로 에게 욕심이 나서 디테일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어요. 절뚝거림이나, 얼굴의 비뚤어짐 같은 걸 최대한 살렸죠. 그렇게 열심히 하니 저 스스로에 게도 뿌듯했고, 많은 분들에게 칭찬의 말을 들었어요. 그런데 노트르담 드 파리 한국어 버전 10주년 공연 때 왜 저에게는 연락이 없었을까요. (웃음)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포르토스 역할을 하면서 연출을 담당하는 친구가 저더러 농담 삼아 ‘형 로맨스가 되겠는데?’ 하더라고요. 로맨스 장르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본래 눈물이 많아서 눈물연기를 억지로 해 본 적이 없어요. 상황이 되어 몰입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요. 그래서 사랑으로 슬퍼하는 역할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저처럼 독특한 캐릭터가 멜로 연기를 하면 오히려 현실성 있어서 더 와 닿지 않겠어요?

Q. 민영기 씨 말에 의하면 엄유민법에서 유준상 씨가 리더 역할, 엄기준 씨가 추진력을 담당하고, 민영기 씨와 김법래 씨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던데 그 말이 사실인가요?

준상이 형이 리더는 맞는데, 뭐랄까. 어설픈 리더예요. 우리에게 사전에 말을 하지 않고 혼자서 뭔가를 추진하다가 종종 걸려서 혼나기도 했어요.
그럴 때 보면 큰 형인데 꼭 막내 같아요. 몇 번 혼나더니 요즘에는 우리 눈치도 많이 봐요. 형은 우리를 위해 많은 걸 하려 하고, 무슨 일이 생길 때 늘 먼저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고, 자기 돈을 써가면서 희생도 많이 해요.
늘 고맙게 생각해요. 참 좋은 사람이죠. 영기는 분위기 메이커예요. 에너 지가 넘치고, 말을 참 재미있게 하는 친구죠. 그 친구가 있을 때와 없을 때분위기가 정말 달라요. 기준이는 저랑 비슷한 타입인데, 가만히 있다가 결정적인 한마디를 툭 던져요. 자기주장이 강해서 싫으면 싫다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거짓말은 하지 않죠. 방송에서도 그런 식이라 가끔 걱정될 때도 있어요. 저희는 뭔가를 함께 하려다가도 넷 중 단 한 명만이라도 싫다고 하면 하지 않아요. 모두 동의하고 좋다고 해야만 진행하죠. 서로 설득도 안 하고, 싫으면 싫은 거라 생각하고 인정하죠. 그렇게 서로를 배려 해서인지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해가고 있어요.

Q. 배우라는 직업을 가졌기에 경험할 수 있었던 특별한 순간은 언제였나요?

매 순간이 그렇죠. 전 사람 죽이는 역할도 많이 해보고, 착한 캐릭터도 많이 해봤어요. 이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수백만 가지 직업 군상과 수천만 가지 인간상을 표현하는 것은 배우만이 할 수 있는 일이잖아요. 그래서 매번 맡는 역할 하나하나가 모두 특별해요. 나와 캐릭터를 일체 시켜 표현해내는 짜릿함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죠. 실은 예전에는 그소중함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는데, 데뷔 20주년을 넘어 나이가 50이 되니 이 일을 통해 돈을 벌고, 대중 들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간다는 것이 참 감사하며 행복한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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