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계의 척박한 토대에 새긴 보석 같은 이름, APRA AMCOS SONG HUBS

APRA는 Australian Prudential Regulation Authority의 약자로, 직역하면 호주 음악인들의 권리를 관리하는 기관이다. 이들은 얼마 전 한국에서 처음으로 K-POP Songhubs 작곡 캠프를 개최했고, 호주를 대표하는 작곡가 및 프로듀서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는 이들을 만나 한국과의 인연과 K-POP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 대중음악계의 척박한 토대에 새긴 보석 같은 이름
APRA AMCOS SONG HUBS

Nat Dunn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한국에 오신 소감 한마디 부탁드려요

A. 반갑습니다. 방문은 처음이지만 함께 음악 작업을 하는 친구들로부 터 한국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습니다. 저와 <명탐정 피카츄>의 메인 테마곡인 “Carry On”을 같이 작업한 Kygo와 Rita Ora가 한국에 방문한 후 돌아와서는 제게 한국이 얼마나 즐거운 곳인지 말해주었고, “Friends”라는 곡을 함께 작업한 Anne Marie와 Marshmello도 제가 한국에서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해 주어서 기대감에 가득차 있었습니다. 실제로 와보니 친구들의 말보다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는 곳이네요!

Q.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대표하는 곡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여러분들이 많이 아실만한 곡을 소개하자면 <명탐정 피카츄>의 OST “Carry On”이겠죠. Charlie Puth, Dua Lipa, Kelly Rowland 등 멋진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이 노래가 수많은 아티스트들을 통해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최종적으로 영화의 OST로 수록되기까지의 여정이 제겐 너무나도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Anne Marie와 Marshmello와 작업한 “Friends”라는 곡도 작곡가로서의 제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았죠. 그래서 제 대표곡을 고르자면 “Carry On”과 “Friends” 두 곡을 빼놓을 수가 없겠네요.

Q. 세계적으로 주류인 음악과 K-POP 간에 어떤 차이점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A. 유사한 부분도 많지만, K-POP은 제가 평소에 작업하는 런던이나 LA 의 팝보다 더 많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장르적 특징인 것 같습니다. 보통의 팝송은 반복되는 멜로디나 리듬이 많은데 비해 K-POP은 리듬이나 진행이 더 자주 바뀌고 변화하기 때문에 생동감이 있고 한 곡안에 다양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Tushar Apte

Q. 한국에 오신 건 이번이 처음인가요?

A. 네. 저와 매우 가까운 친구들 중 한국에 살았던 경험이 있는 친구가 있지만, 이렇게 실제로 방문한 건 처음입니다.

Q. 그렇다면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A. 한국에 대해 생각할 때 가장 놀라운 점은 단 시간 안에 많은 경제 발전을 이루었고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가 되었다는 건데요,한국 사람들이 가진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할지 상상하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저는 도시에서만 살았던 City Boy 이기 때문에, 발전된 한국 특히 서울에 머무르는 것이 매우 즐겁고 친숙합니다. 그리고 친절하고 예의 바른 한국인들이 제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Q. K-POP에 대한 호주의 반응은 어떤가요?

A. 호주에서도 K-POP이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호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K-POP은 성장세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에 있는 평범한 학생도 BTS, 빅뱅, 트와이스 등을 즐겨들을 정도로 대중적인 음악이 되었죠. 하지만 저희가 이 송 캠프를 진행하는 이유는 대중적인 스타일의 K-POP 뿐만 아니라, K-POP의 다른 매력도 보여드리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소울과 발라드의 영역에도 존재하는 K-POP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Q. 프로듀서로서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어떤 것인가요?

A.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프로듀서 중 한 사람으로 이름이 알려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진부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미 어워드, 넘버 1 차트 등 세계적인 음악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싶어요. 그래야 두 번째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목표는 제 음악을 통해 삭막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음악을 포함한 모든 예술의 가장 좋은 점은 제작자가 사라지더라도 작품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금 거창하게 들릴지도 모르는 이런 일들을 위해 유명한 프로듀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Alex Wright

Q. K-POP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A. 약 12년 전의 일입니다. 제가 버클리 음대로 입학 수속을 마치기 전에 한국을 잠시 방문할 일이 있었습니다. 동료의 결혼식 때문이었는데요, 그곳에서 만난 Teddy Riley에게 버클리 음대를 가는 것에 대해 상의하니 “너는 도대체 왜 버클리에 입학하고 싶어 하는가? 버클리의 학생들은 이미 네가 하고 있는 것을 하고 싶어 안달인데 말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전 보스턴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국에 계속 머물기로 했습니다. 당시 K-POP을 작곡하며 보아와 곡 작업을 할 기회가 생겼고, 그 후에는 G.O.D와 함께 작업했습니다. 저희는 G.O.D의 앨범을 듣고 자란 세대인데, 그들과 작업을 하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그 후로도 민지, 제시 등 훌륭한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할 기회가 연달아 생겼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발판 삼아 LA로 진출할 수 있었고, 커리어를 점점 쌓아갈 수 있었어요.

Q. 한국의 유명한 아티스트와 많은 작업을 함께 했었는데, 본인이 생각하시기에 세계 시장에서 K-POP의 인지도와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제가 LA에 있는 지금도 K-POP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습니다. 확실한 건 예전보다 K-POP의 인지도와 인기가 높아졌다는 것입니 다. BTS와 블랙핑크 같은 그룹이 K-POP의 유명세에 큰 영향을 주었고, 이제는 K-POP이라는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서 확실히 자리 잡았습니다. 아직 트렌드라고 부르기는 힘들지만, 충성심 높은 팬층이 확보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인기는 일시적이었지만, BTS 같은 K-POP 그룹은 하나의 곡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그 그룹 자체에 대한 애정이 계속해서 존재하며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단번에 인기가 급상승하는 일은 적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내려갈 일은 없어보입니다.

Will Simms

Q. 반갑습니다. 먼저 본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프랑스 출신으로 15세에 음악을 더 배우기 위해서 영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댄싱, 하우스, 팝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작곡하였고, Universal과 퍼블리싱 계약을 했습니다. K-POP은 SM 엔터테인먼트와 Writing Camp을 진행하면서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요, 소녀시대의 “I Got a Boy”, EXO의 “Wolf”, 레드벨벳의 “Happiness” 등을 작곡하고 프로듀싱했으며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등 한국의 유명한 여러 아티스트들과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Q. SM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A. 제 옛 퍼블리싱 회사가 SM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는데, 스웨덴과 서울의 스튜디오를 오고 가면서 여러 번의 작업을 같이 한 적이 있습니다. 이걸 계기로 SM과 친해져서 그 인연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이번이 한국 첫 방문은 아니겠군요?

A. 네. 횟수로는 다섯 번째예요.

Q. 한국의 여러 아티스트들과 작업을 했는데, 해외의 아티스트들과 작업할 때와는 느낌이 달랐을 것 같아요.

A. 무엇보다도 K-POP을 작곡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다르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더 창의적이어야 하고, 더 복잡하게 곡을 쓰는 제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K-POP을 작업하게 되면 저 자신에게 “내가 만들 수 있는 가장 미친 사운드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장르적인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정말 재미있게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해외의 아티스트와 작업을 진행할 때는 조금 다릅니다. 모든 곡이 그렇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단순하며, 해당 장르에 대한 보이지 않는 기준에 따라 작업하는 편이에요. 이런 것이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오랫동안 음악 업계에서 작곡, 프로듀싱을 하면 지치기 마련인데, 새로운 영감을 얻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음악 작업을 하면서 지치게 되면 아예 모든 작업을 중지합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서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것들과 마주합니다. 여러 일을 경험한 뒤 다시 책상에 앉으면 이미 수많은 영감들이 제 머리를 떠돌고 있더군요. 예전에는 하던 일을 중단하는 것이 매우 두려웠지만, 지금은 과감해지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곡을 쓰는 것은 아웃풋이기 때문에 인풋 없이는 아무것도 되지 않더군요. 음악가이기에 앞서 보다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삶에서 받는 활력과 새로운 경험이 인풋이며, 그 자극들이 합쳐져 새로운 곡이라는 아웃풋으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Milly Petriella

Q. 반갑습니다. 대표로서 APRA 협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APRA(Australasian Performing Right Association)는 한국의 저작권협회(KOMCA)와 동일한 호주와 뉴질랜드의 저작권 협회입니다. 한국 저작권협회와 저희는 협력관계에 있으며,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한국 아티스트의 저작물이 사용되면 저작권료를 수급하여 KOMCA로 전달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아티스트가 본인의 작업물에 대한 정당한 페이를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쓰고 있습니다. 1926년도에 처음 창립되었고, 약 100,000명 정도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Q. APRA에서 어떤 일을 맡고 계세요?

A. 내년 2월이면 제가 APRA에서 근무한 지 25년째에 접어드네요. 여러 가지 일을 하지만, 주로 Member Relations의 디렉터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퍼져있는 아티스트 중에서 많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아티스트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일이죠. 그 외에 런던, 내쉬빌, LA에 있는 APRA 팀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다른 업무는 더 좋은 음악이 만들어질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드는 것인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번에 진행하고 있는 SongHub입니다. SongHub는 올해로 7년째, 캠프 횟수로는 17번째인데 한국은 이번이 첫 K-POP 캠프입니다. 베를린, 내쉬빌, LA, 브라질, 싱가포르, 인도 등 다양한 나라에서 팝, 어반, 컨츄리, 재즈 등 다양한 장르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이 캠프를 통해서 많은 음악이 만들어지고 수익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으나 이보다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들 간의 관계 형성에 있습니다. 이 캠프를 통해 처음 만난 사람들과 협력하고 새로운 관계를 통해 음악을 만들게 될 것이고, 그들의 음악 생활에 변화를 줄 수 있겠죠. 실제로 이 캠프를 계기로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 프로듀서들도 있습니다.

Q. 이번 SongHub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이 캠프에는 이미 K-POP으로 훌륭한 실적을 이룬 작곡가가 4명 정도 있습니다. 아직 K-POP 시장을 접하지 못한 다른 작곡가들을 멘토링 하여, KPOP 시장에 요구하는 사항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4 개의 레이블 회사와 연락하여 소속 아티스트를 위한 곡을 작곡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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