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드는 사람들, 특수분장팀 도트

특수분장이란, 영화를 필두로 드라마, 광고 등 영상 매체에 사실성을
부여하고 연출 효과를 높여 극에 몰입을 돕기 위한 분장을 말한다.
피대성과 설하운을 필두로 결성한 특수분장팀 도트(DOT)는
2019년 제24회 춘사영화제에서 《창궐》로 기술상을 받은 피대성의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영화의 사실적인 퀄리티를 위한 특수분장 및 특수소품과 장치를 제작하고 있다.
《사자》, 《창궐》, 《승리호》등 기존의 제작방식에서 벗어나 새롭고 참신한
시도를 서슴지 않는 이들은 한국 영화의 발전을 위해 오늘도 힘 쏟고 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드는 사람들
특수분장팀 도트

안녕하세요 피대성, 설하운 실장님. 레전드매거진 구독자분들께 팀 도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반갑습니다 레전드매거진 구독자 여러분. 저희 특수분장팀 도트는 영화 제작에서 VFX(Visual FX, 존재할 수 없는 영상이나 촬영 불가능한 장면 또는 실물을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있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용되는 기법과 영상물) 파트에 해당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VFX는 저희 같은 특수분장, 특수효과, 컴퓨터 그래픽(CG) 그리고 액션(무술)까지 포함된 영역으로 특수분장은 다른 VFX의 팀들과 맞물린 영역이 많아 협업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팀 도트에서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도트는 6년 차에 접어드는 특수분장팀입니다. 특수분장이라고 하면 흔히 공포 영화를 먼저 떠올리실 텐데, 저희가 하는 일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란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저희는 작품에 등장하는 크리처 분장을 시작으로 칼이나 둔기 같은 위험한 연기를 대신할 안전 소품, 파괴되는 바위나 직접 구할 수 없는 특수 소품을 제작하고 있어요. 또 신체가 잘리거나 깔리는 등 현장에서 직접 촬영할 수 없는 신을 대신할 더미의 제작이나 상처, 질병, 노인 분장 등의 인조 피부를 만드는 일도 하고 있죠. 디테일한 작업을 하는 팀은 긴장을 놓치면 실수가 나온다 생각하여 항상 긴장하면서 작업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는 제작을 하고 현장에서는 제작물을 직접 배우에게 분장하거나 피 펌핑 같은 기계 장치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현장 작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꼭 필요한 소품을 직접 제작하는 팀이네요. 그럼 두 분은 각자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신가요?

피: 특수분장팀 도트의 피대성 실장입니다. 2006년부터 특수분장을 시작하여 15년 가까이 영화 제작에 참여하였으며, 2014년에 설하운 실장님과 특수분장팀 도트를 설립하였습니다. 저는 작품의 의뢰가 들어오면 연출, 제작 및 회의를 거쳐 표현 방식과 분량을 정하고 계획을 세우는 등 촬영 기간 동안 현장 오퍼레이팅을 비롯한 작업물 제작의 모든 분야에 관여하고 있습니다.

설: 특수분장팀 도트의 실장 설하운이라고 합니다. 저는 모델링, 채색, 분장 같은 미술과 관련된 파트를 주로 맡고 있는데요, 특수분장 제작 과정은 개인의 파트가 고정되어있기보단 공동작업이 많아 경력이 쌓일수록 제작 과정 전반에 참여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저희뿐 아니라 다른 특수분장 팀들도 마찬가지인데, 팀의 대표들은 모든 파트의 작업을 거쳐 왔기 때문에 팀 내에서는 각 작업의 연속성에 대한 조율을 하는 비중이 많고요. 현장에서는 연출, 제작, 촬영, 분장, CG, 액션, 특수효과 팀과 같은 다른 파트의 스텝들과의 조율하는 일의 비중이 많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분장물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카메라 앵글에 작품의 의도대로 원하는 영상이 담기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피대성 실장님은 현장에서의 업무를 추가로 담당하고 있고, 저는 미술 전공을 했기 때문에 사실적인 이미지를 위한 작업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간 참여한 영화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제작물이 있나요?

피: 영화 《사자》라는 작품에서 기존에는 제작해보지 않았던 형식의 오컬트 크리처를 제작했어요. 배우 우도환 씨 몸에 입히는 형식의 슈트였는데, 새로운 크리처를 제작하기 위한 도전이 있었고, 강도 높은 액션이 많아서 크리처 분장의 유지력이나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한 숙제 사항이 많았어요. 새로운 도전이었죠.

설: 곧 개봉할 S/F 영화 《승리호》에서 3D 프린트와 3D 스캔을 활용하여 소품을 제작했어요.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다른 팀들이 요구하는 소품이나 특수 소품이 많았기에 빠르게 제작하기 위한 도전이었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기까지 쉽지 않았고, 또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소품을 구현하기 위한 미술팀의 고생이 컸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요.

피: 그리고 제가 춘사영화제에서 기술상을 받을 수 있게 해 준 《창궐》도 기억에 남아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야귀의 느낌을 살릴 수 있도록 인조 피부의 퀄리티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밤에만 활동한다는 야귀의 설정상 핏줄이나 상처 같은 세세한 디테일에도 일일이 인조피부로 표현하였어요. 무엇보다 영화에 등장하는 야귀의 규모가 컸기 때문에 분장에 필요한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설: 쉽게 작업한 영화보단 어렵고 고생스러웠던 영화들이 저희의 한계를 넓혀주는 발판이 되어 주어서 오래 기억되는 거 같아요. 기술적이고 디테일을 요하는 작업들이 많다 보니 과제라고 할지,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있었어요. 힘들었지만 그런 숙제들을 해결해 나가며 새로운 경험이 되고 실력이 쌓여서 좋았어요.

피: 운도 무시 못하는 것 같아요. 저희가 참여한 작품이 항상 새로운 과제들을 요했어요. 《창궐》은 야귀, 《사자》는 오컬트 크리처, 《승리호》는 SF 소품들. 운이 좋게 의뢰가 겹치지 않고 순차적으로 들어오기도 했고 장르 별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영화에 쓰이는 소품들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피: 사전에 영화 제작 팀끼리 회의를 합니다.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필요한 제작물이나 표현 방법을 논의하고요. 저희 팀에서도 제작방법이나 구현 방법을 정하여 디테일한 콘티 작업을 바탕으로 다른 팀들과 꾸준한 의견 조율이 이루어기까지가 사전 제작이라면, 현장에서는 사전에 약속한 대로 제작물을 운용하며 본 촬영에 의해서 카메라에 잘 담아낼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의 촬영이 약속대로만 이루어지진 않아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제작 중간중간 연출 감독님과 미팅이나 영상을 통해 제작 과정을 꾸준히 조율하고 있어요. 또 현장에서 감독님이 OK 하더라도 저희 생각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고, 저희가 조금 더 제작하거나 준비하면 현장에 촬영의 폭이 훨씬 넓어지기 때문에 더 신경 쓰고 있어요. 그러면 현장에서의 촬영이 한층 더 원활하게 이루어져요.

설: 현장에서는 사전의 콘티와는 다르게 찍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해요. 저희는 그런 일에 대비해서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촬영의 가능성을 넓혀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액션이 큰 안전 소품의 경우는 수량 체크, 더미의 경우 앵글보다 더 많이 만들어서 현장에서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피: 예를 들어 화분이 깨지는 신에서 사전에 3개를 제작해서 3번을 촬영하자고 협의가 됐더라도 저희는 5~6개를 준비해 가요. 이동 중에 파손이 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고 저희가 넉넉하게 준비한 만큼 다른 팀에서도 여유가 생기고 그만큼 자연스러운 호흡이 카메라에 담기는 경우가 많아요. 영화 촬영은 여러 파트의 팀들이 함께 하는 작업이고 저희 팀이 조금 더 신경을 쓰면 다른 팀의 작업이 훨씬 수월해지는 지점이 있어요.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길 수도 있고요. 그 접점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한데, 그건 현장 경험의 경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좋은 작업을 위해서는 제작과 현장 경험이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수분장이라는 게 엄밀히 말하면 관객들한테 사기 치는 작업이에요.” (웃음) 카메라 앵글 밖에서 관객 모르게 무언가 많은 일들이 이루어지거든요. 영화 촬영이 전문화되고 분업화되면서 여러 전문적인 팀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각 팀의 시너지는 필수적이기에 주변 팀들과 이야기를 정말 많이 주고 받으며 특히나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일 때는 여러 팀들과 대화하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얻기도 합니다.

특수분장이라는 게 많은 공을 들이는데 반해 결과물이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거 같아요. 이럴 때 아쉽거나 섭섭하지는 않으세요?

피: 영화를 봤을 때 작업한 티가 나지 않는다면 그만큼 좋은 결과물이라는 이야기가 되기 때문에 더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못하면 그만큼 티가 나기 때문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준비가 됐을 때 제작을 마치기 때문에 돋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그다지 없는 것 같아요.

설: 저는 오히려 티가 나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아요. 영화에 완전히 빠져서 관객들의 눈에 특수분장은 전혀 들어오지 않고 “너무 징그러웠어”, “너무 무서웠어”라는 감상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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