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로듀서, 손문성

“다년간의 현장 경험에도 모르는 것이 많이 있었습니다.
프로듀서로서 제작의 최전선에 서게 되니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사냥의 시간> 첫 단추부터 스크린에 오르기까지
영화 프로듀서 손문성

안녕하세요 손문성 님. 구독자분들을 위해 자기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저는 영화 프로듀서 손문성입니다. 그간 <과속스캔들>, <써니>, <화차>, <늑대소년>, <타짜-신의 손> 등의 작품에 제작팀으로 참여 하여 현재는 영화 <사냥의 시간>의 프로듀서로 활동 중입니다. 매거진이 배포될 시점엔 이미 영화가 상영 중일 텐데 관객들의 반응이 어떨지 기대가 됩니다.

영화 프로듀서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영화감독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영화는 크게 감독을 보좌하는 연출팀과 프로듀 서를 보좌하는 제작팀으로 나뉩니다. 보통 영화 제작사에서 아이템(정형화되지 않은 아이디어, 콘셉트, 시놉시스)을 개발하여 영화감독과 프로 듀서를 영입하고 영화 제작에 착수하게 됩니다.
그렇게 영화 제작이 시작되면 감독은 시나리오를 비롯하여 영화 내적인 연출을 총괄하고 프로 듀서는 영화 제작에 필요한 전반적인 운영을 전담합니다. 프로듀서의 역할을 단계별로 설명해 드리면, 우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아이템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고 투자사들에게 투자를 받고 제작 파트별 스태프를 꾸려 본 촬영을 준비합니다.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촬영이 시작 되며 그에 맞는 예산을 배정하고 전반적인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팀들과 논의를 거쳐 촬영이 문제없이 이루어지도록 스케쥴링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포스트 프로덕션 단계에서는 촬영이 끝난 영상으로 후반 작업을 위한 스케쥴링을 하며 영화가 개봉할 때까지 마무리 작업까지 함께 하는 것으로 역할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사냥의 시간>이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게 되었죠?

네.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갈라 섹션-에 선정 되었습니다. 베를린에서 최초로 공개한 이후 국내에서도 개봉할 예정으로, 2월 말경에 개최되는 영화제 일정에 맞추기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마무리 작업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에 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로 믹싱 작업을 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을 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Cadrage

<사냥의 시간>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 제작 과정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지면을 통해 못다 한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작단계에선 SF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미래적 설정을 구현하기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대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기에 다양한 방법으로 근미래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결국 현실을 바탕으로 한 근미래로 결정을 하였고 슬럼화 된 분위기의 도시를 찾다 보니 로케이션 단계(장소 선정 및 촬영)에도 곤란함이 많았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작품의 분위기에 걸맞은 장소를 찾아다녔고,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어있는 인천의 서구와 중구의 몇몇 장소에서 그 답을 찾아냈습니다. 그 결과 경제 불황으로 인해 붕괴된 환경과 빈민가가 뒤엉킨 배경을 잘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그간 한국 영화에서 시도된 적 없었던 SF적 메타포를 좀 더 담아내고 싶었는데, 그런 점에서는 아쉽기도 합니다.

그간 거쳐온 영화 중 자신을 가장 크게 성장시켜 준 작품은 무엇인가요?

단언컨대 지금 참여하고 있는 <사냥의 시간>입니 다. 투자 단계부터 난항이었고, 제작 기간이 연장되어 예산 문제로 인해 6명 정도가 필요한 후반 작업을 윤성현 감독님과 둘이서만 진행해야 했기에 너무나도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그간 제작한 작품에 하나도 빠짐없이 후반 작업에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것이 있었습니다.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멘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배워나갔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 한층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 다.

프로듀서로 영화를 제작하며 직면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예산에 대한 고충이 가장 큽니다. 과거에는 밤을 새우던 촬영이 즐비 했다면 현재는 표준 근로계약이 자리 잡으며 정확한 근로 시간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예산에 대한 부담감 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로 인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프로 듀서는 영화 제작 전반을 컨트롤하는 입장이기에 제 사소한 결정 하나에도 큰 여파가 일어날 수 있어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해보며 많은 고심 끝에 선택을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내에서 최고의 효율을 내기 위해 작품에 대해 더욱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다 보면 영화의 작품성이 증진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 근무 시간은 짧아지기 때문에 워라벨이 이뤄진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유연 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힘, 영화라는 매체의 가능성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주세요.

영화가 탄생하기 이전 연극, 미술, 음악 등 다양한 예술이 존재했지만, 어떤 분야보다도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간 것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나 왓챠같은 OTT(인터넷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가 성황을 이루는 지금, 영화라는 매체의 대중성을 엿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제가 영화를 보며 미래를 꿈꿨듯이, 다른 누군가도 제 작품을 보며 영감을 얻을 것이고, 때론 삶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계기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제작하는 입장에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할 수밖에 없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 프로듀서가 된 지금, 과거와 현재의 제작 환경을 비교하였을 때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한국영화는 발전하고 있나요?

발전 하고 있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영화 제작에 참여한 2007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스태프들이 받는 임금의 크기가 달라진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 다. 그리고 과거에는 팀원 개개인이 아니라 팀장과 통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임금이 정확히 분배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웠 습니다. 하지만 표준 근로계약이 자리 잡은 지금은 개별적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인 형태로 변화하였습니 다. 또, 지금은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기 때문에 기약 없이 밤샘 촬영을 하던 과거와 달리 개인의 시간을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적인 변화는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벗어나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하는 영화들도 속속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고,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고 오스카를 석권한 사례는 한국 영화계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좋은 예라고 생각합 니다.

프로듀서로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제가 참여한 영화가 개봉을 하면 근처 영화관에 가서 관객들의 반응을 세심하게 관찰 하곤 합니다. 제작 과정에서 저희의 의도대로 반응하는 관객들을 보면 짜릿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의외의 장면에서 예상치 못한 반응을 보일 때면 놀라기도 합니다. 그리고 저의 기대와 반대되는 반응을 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됩니다. 이로 인해 새삼 영화의 영향력을 깨닫기도 하고 다음 작품을 준비할 원동력을 얻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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